서울대 안경원 교수팀, 초흡수현장 구현 성공
향후 광합성, 태양전지 빛 흡수율 등에 응용
향후 광합성, 태양전지 빛 흡수율 등에 응용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안경원 교수팀이 초방사 현상의 시간역행을 통해 초흡수 현상을 구현해냈다고 7일 밝혔다. 빛을 보통보다 더 빠르고 완벽하게 흡수하는 것을 관측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이용해 식물의 광합성이나 태양전지에서의 빛에너지 수확 효율을 높이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광자를 이용한 양자정보처리 효율향상이나 천체관측을 위한 미세한 광신호 감지 등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양자중첩상태의 원자를 준비하기 위해 나노구멍 격자를 사용했다. 나노구멍 격자는 10나노미터 두께의 실리콘 나이트라이드 박막에 가로 280나노미터, 세로 190나노미터의 나노구멍 5000여개를 체스보드 패턴에 따라 791 나노미터 간격으로 뚫은 것이다. 이 나노구멍의 간격은 원자가 내는 빛의 파장을 고려한 것이다.
나노구멍 격자에 초속 800m의 바륨 원자 빔을 집어 넣고 여기에 수직 방향으로 진행하는 상태 제어용 레이저를 준비해 체스보드 구멍을 통과하는 원자들과 공진기 간의 상대적 위상이 모두 동일해지도록 만들어 원자들을 초방사 상태로 준비했다.
동시에 흡수할 빛의 위상을 측정해 초방사 상태의 원자들의 위상을 제어하는 레이저에 피드백을 가함으로써 시간역행과정이 일어나도록 원자의 양자중첩상태를 제어했다.
이 같은 실험장치를 통해 초흡수가 일어날 때 시간에 따른 빛의 세기 변화와 이러한 빛의 세기가 원자의 수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하고 일반적인 흡수와 비교했다.
그 결과 실제 10개 정도의 원자로 초흡수 현상을 구현해 일반 흡수보다 10배 정도 빠르게 빛을 100% 흡수하는 것을 관측했다. 빛의 세기가 약할수록 일반흡수보다 흡수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는 일정 시간 동안 흡수된 빛의 양이 원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을 밝혀냈 것이다.
양자역학적으로 연관된 특정 상태의 원자들이 강한 빛을 내는 초방사 현상은 이미 실험적으로 구현됐다. 하지만 동일한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초흡수 현상은 관측되지 못했다. 초방사에 의해 초흡수가 가려지기에 관측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연구진은 초방사현상과 초흡수현상이 동일한 상태의 원자들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서로 시간 역과정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초방사 상태의 원자들을 제어해 마치 시간을 되돌리듯 빛을 빠르게 흡수하는 초흡수 현상을 실험적으로 유도한 것이다.
시간역행을 위해서는 원자상태의 위상을 제어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체스판 모양의 나노구멍 격자를 통과한 일부 원자들을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상태, 즉 양자역학적 중첩상태로 만들었다. 이후, 원자상태의 위상을 주변 빛의 위상과 반대가 되도록 조절해 초방사를 되돌린 초흡수 현상이 일어나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원자상태를 제어할 수 있는 공진기 내부가 아닌 자유공간에서의 초흡수 현상 구현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온라인판에 지난 2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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