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자금 모집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더힐, 폴리티코 등 외신은 6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들이 5일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공화당 전국 상원위원회(NRSC), 공화당 전국 하원위원회(NRCC) 등 공화당 기구들에 트럼프의 경고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3곳은 공화당의 최대 정치자금 모집 창구다.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는 그동안 자신의 오랜 부동산 사업 경력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문지식을 뽐내 왔으며 심지어 백악관에 있을 때에도 공화당 기구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크게 반기지 않았다.
트럼프의 변호사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을 지지하고, '미국 우선' 보수주의자들의 당선을 여전히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친구이건 적이건 간에 그 누구라도 명시적인 동의 없이 트럼프의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가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경고는 RNC가 트럼프에게 감사를 전하는 의미에서 기부할 것을 요청하는 2통의 이메일을 지지자들에게 보낸 바로 그날 나왔다.
한 이메일에서 RNC는 "트럼프 대통령이 '늘' '미국인들'과 같은 편에 설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그같은 지지를 보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을 방금 찾아냈다"고 밝혔다.
RNC가 보낸 이메일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충직한' 지지자 가운데 한명으로서 나는 여러분들이 공식적인 트럼프 '생큐' 카드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경고장은 공화당이 자신의 이름을 팔아 돈을 확보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에서 일부 벗어나려는 시도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퇴임 뒤에도 계속해서 공화당 '킹 메이커'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하고 있다.
트럼프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자신이 공화당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되고, 이를 발판으로 2024년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재임 기간 두차례 탄핵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이를 무사히 비켜간 트럼프는 퇴임 뒤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강력한 지지세력을 기반으로 대부분 공화당 의원들이 그의 후광을 고대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백악관 고문 출신인 맥스 밀러를 앤터니 곤잘레스(공화·오하이오) 하원 의원 대타로 밀고 있다.
곤잘레스 의원은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폭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하원에서 탄핵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 10명 가운데 1명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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