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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대지 마라'는 브라질 대통령, 대가는 변이 바이러스 창궐

뉴스1

입력 2021.03.08 16:31

수정 2021.03.08 21:32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가운데).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가운데).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인명보다는 경제를 더 중시하는 정권 때문에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제2차 파동이 더 격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분석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변이 바이러스 'P.1'이 창궐하는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란스럽게 징징거리는 것은 충분하다"면서 경제 문제 해결에 집중하자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브라질의 일일 코로나19 사망자는 1910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7일 평균 사망자 수는 1차 파동 때인 지난해 7월의 최고치보다 약 30% 높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10월 무렵 아마존 지역인 마나우스에서 75%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면서 자연적 집단면역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 기대는 철저히 깨졌다. 지난해 말 출현한 P.1 바이러스가 빠르게 이 지역의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되면서 올해 초 병원이 모두 마비될 정도로 확진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P.1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가진 자연 면역력을 피할 수 있기에 재발도 잘 되고 다른 종류보다 2배나 전염성이 강하다. 그리고 다른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에 배포되고 있는 중국산 백신은 이 바이러스를 방지하는 덜 효과적이다. 현재까지 브라질은 26만명 넘게 사망해 가장 사망자가 많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이런 상황인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4일 한 행사에서 "소란스럽게 징징거리는 것은 충분하다. 얼마나 더 오래 울까. 얼마나 더 집에 있으면서 모든 것을 닫을 건가"라며 물었다. 그러면서 "아무도 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독촉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코로나19에 걸렸지만 그후 자신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계속해서 마스크 사용에도 의문을 제기하며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건 전문가들의 말을 듣지 않고, 코로나와의 싸움을 진두지휘해야 할 보건부의 수장을 군인으로 임명하는 등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계속된 패착이 이런 결과의 큰 원인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한 전문가는 "브라질은 매년 6만 명의 사람들이 살인으로 죽고 7만 명이 부실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죽는다. 이런 나라엔 죽음에 대한 '관용'이 있다"면서 브라질에 만연한 죽음과 대통령부터 갖고 있는 생명 경시 경향을 꼬집었다.


앞서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5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브라질의 비참한 상황이 다른 나라에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각국이 방역 노력을 늦춰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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