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가운데, 국회 안팎 정치권에서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제 식구 감싸기’ 발언에 대한 질책이 빗발치며 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LH직원들이 광명 시흥의 공공택지 개발을 모르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진심이냐”는 물음에 변 장관은 “내가 아는 경험으로는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변 장관은 지난 4일 한 언론 매체를 통해 “(LH 직원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며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을 감싸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변 장관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전에 땅 사재기한 것을 알았느냐”고 물었지만, 변 장관은 “전혀 몰랐다”고 답변했다. 이어 심 의원은 “그럼 말하기 전에 조사해봤냐”고 다시 물었고, 변 장관은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본인들한테 조사도 안 하고 사전에 알지도 못했는데, 개발정보를 미리 안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알았냐”며 “이게 장관의 평상시 인식이라는 것. 그러니까 국민들이 분노하고 당장 사퇴하라는 것이다.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일갈했다.
여권에서도 변 장관 사퇴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이날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변 장관은) 이렇게 된 책임을 지고 오늘 내일은 아니더라도 조만간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부동산·주거 문제를 가지고 국민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냐”며 “청년들은 ‘영끌(영혼까지 끈다)’해서 집을 마련하고 싶은데, 지금은 LH 사태와 관련해 ‘영털(영혼까지 털렸다)’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변 장관은 이 와중에도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행동을 했다”고 변 장관의 LH 직원 두둔성 발언을 지적했다.
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위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조사 결과에 따라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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