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국방 수장 ‘2+2 회담’
한일 관계는 직접 중재 자제할 듯
한일 관계는 직접 중재 자제할 듯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오른쪽)이 오는 1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을 앞둔 가운데, 한미 양국이 이번 만남을 통해 한미일 3각 협력과 향후 대북정책 방향 등 핵심 현안의 첫 단추를 어떤 방식으로 끼울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양국 외교·국방장관들이 참석하는 이른바 '2+2' 회담이 2016년 이후 처음 개최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동북아 동맹 강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며 중단됐던 '2+2'회담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공식적인 첫 외교일정으로 부활하는 셈이다.
블링컨 장관 방한 기간은 17~18일 이틀간으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한미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협력 등에 대해 두루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방한 이틀째인 18일엔 제5차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 블링컨·오스틴 장관이 정의용·서욱 장관과 나란히 참석한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올해 상반기 국내 문제에 집중한다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사실상 외교 책임자인 양 장관의 방한이 성사된 것은 한미, 한미일, 대북관계라는 한반도를 둘러싼 3가지 현안에 대해 전방위적 협력과 포괄적인 논의가 시작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는 방한 일정이 발표된 이후 "블링컨 장관이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양국 및 글로벌 중요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 역시 국무부 발표 이후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안보 증진이 우선"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을 시작으로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한미 모두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다며 한발 물러선 '쿼드 플러스' 역시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갈등이 확산되는 한일관계를 둘러싸고는 본격적인 중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특정국가의 입장에 서기보다 한일 양국의 입장과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장관이 일본을 거쳐 한국을 찾는 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의 입장전달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이미 축적돼있고 전문가들이 많다"며 "이번 양 장관의 방한은 미국의 입장을 압박하는 것이라기보다 동맹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