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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릴리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효과 입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4 07:13

수정 2021.03.14 07:13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의 일라이릴리 제약 공장. 일라일리는 13일(현지시간) 자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소폭 둔화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의 일라이릴리 제약 공장. 일라일리는 13일(현지시간) 자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소폭 둔화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은 획기적인 수준은 아니어서 추가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릴리의 치료제를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 환자들에게 18개월 동안 투여한 결과 이들의 인지 기능 퇴행 속도가 완만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약효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 시험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실패를 거듭한 점을 감안하면 개발 전망을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WSJ은 전했다.

릴리는 시판을 위해 어떤 임상시험 결과가 필요한지를 놓고 미 규제당국과 논의 중이다.

알츠하이머협회 최고과학책임자(CSO)인 마리아 카리요는 "임상시험 결과가 고무적이다"라며 다만 명백한 효과가 있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나와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켜줄 뿐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지는 못한다. 전세계가 고령화하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고, 미국내에만 환자가 약 600만명에 이른다.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은 정맥주사제로 뇌에서 퇴적물을 형성하는 물질인 아밀로이드 제거를 목표로 한다.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를 악화시키는 주요 인자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도나네맙은 이 아밀로이드를 제거하기 위해 고안됐다.

앞서 지난 1월 도나네맙 임상2상 시험 예비결과를 공개한 릴리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알츠하이머·파킨슨병 국제학회에서 온전한 임상2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임상시험결과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도 실렸다.

임상시험은 미국과 캐나다의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 25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미지 스캔을 통해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라고 부르는 물질이 발견된 이들이 대상이었다.

72주 동안 한달에 한 번 꼴로 시험 참가자 절반에게는 도나네맙을, 그리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위약(플라세보)을 투여했다.

시험초기 연구진은 환자들의 인지·행동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시험을 했고, 투약이 끝난 72주 뒤 다시 같은 시험을 통해 인지·행동 능력에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임상 시험 시작 전 평균 점수는 두 그룹 모두 106점이었다.

그러나 76주 뒤 위약을 투약한 그룹의 평균 점수는 10.06점 낮아진 반면 도나네맙을 투약한 그룹의 점수는 평균 6.86점 낮아지는데 그쳤다. 인지·행동 능력 감소가 약을 복용하지 않은 이들에 비해 32% 둔화된 것이다.


연구진은 NEJM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정도 감소폭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라면서도 환자들의 인지·행동 능력 감소세를 50% 둔화시킨다는 목표에는 못미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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