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배우가 프랑스판 '아카데미상'으로 부르는 '세자르 상' 시상식에서 예술계 지원을 촉구하며 알몸 시위를 벌였다.
13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올해 57세의 프랑스 여배우 코니 마시에로는 전날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수상을 위해 피 범벅이 된 가짜 당나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무대에 오른 마시에로는 곧장 당나귀 의상을 벗어 던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계 지원을 호소했다.
상반신에는 "문화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는 문구를, 등에는 "우리에게 예술을 돌려줘, 장"이라고 썼다. 장은 프랑스 총리 장 카스텍스를 지칭한다.
프랑스 공연 예술계는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2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선포로 이틀 뒤인 30일부터 영화관과 극장이 폐쇄된 상태다.
이달초에는 시위대가 프랑스 전역의 대형 극장 몇 곳을 점거하고 "보건 규정을 준수하면서 문화 장소들을 다시 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도 11일 예술계의 타격을 인정하고 지원을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는 "문화산업이 코로나19 위기로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는 부문 가운데 하나"라면서 2000만유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예술계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알몸 시위를 한 마시에로 외에 이날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정부의 영화관 규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제작자겸 영화감독인 스테판 데무스티어는 유명 의류 체인 자라와 영화관을 비교하면서 "올해 6세, 8세인 우리 아이들은 '자라'에는 갈 수 있지만 영화관에는 못간다"면서 "이해할 수 없다. 정치적 의지가 없이는 시스템을 지켜낼 수 없다"고 정부의 방역 규정을 비판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에 따르면 12일 현재 프랑스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모두 9만146명에 이른다.
12일에도 사망자 수가 316명을 기록해 11일 265명에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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