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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새로운 세상,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5 11:00

수정 2021.03.15 11:00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메타버스(Metaverse)가 무엇인가? 굳이 말하자면 유니버스(Universe), 즉 우주, 세상, 그리고 현실을 넘어선 새로운 우주를 이르는 것으로, 그러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메타버스라고 통칭하는 듯싶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위메이드 제공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위메이드 제공

그러면 새로운 세상은 무엇인가? 가상현실(VR)과 같은 현실과 유사하지만 현실이 아닌 표현형도 새로운 세상의 한 요소이지만, 핵심은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정체성(Identity)으로 다른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곳이 아닐까? 현실의 나와는 다른 모습, 성별, 직업, 더 나아가 다른 성격을 가진 새로운 내가,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다른 경험을 하는 세상, 이것을 메타버스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소셜미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클럽하우스는 현실의 내가 현실의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공간이지, 새로운 내 정체성이, 새로운 다른 정체성들과 경험을 하는 공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이러한 콘셉트에 가장 가까운 서비스는 게임이다. 제한 없는 자유도를 제공하는 로블록스, 게임 내에서 공연을 하는 포트나이트뿐만 아니라, 서버를 점령하기 위해서 다수의 가상 캐릭터와 내 가상의 캐릭터가 협력과 경쟁을 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도 일종의 메타버스다. 현실에서 될 수 없는 나를 만들고,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경험을 하면서, 현실에서 갖지 못한 직업으로 살아가는 세상. 누군가는 더 즐겁기 위해서, 누군가는 사교를 위해서, 누군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누군가는 직업을 찾아서 새로운 세상인 메타버스에 들어갈 것이다.

우리는 현실이 채워주지 못하는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메타버스에 로그인할 것이다.
욕구는 사람마다 다르고 때에 따라서도 변화하기 때문에 결국 수많은 메타버스가 발생해 각각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월드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한적한 시골 서버에서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고 (실제로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소울메이트와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니까.

소위 가상자산은 어떻게 될 것인가? 가상자산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사람도 있고, 이 가상자산의 실체에 대해서 암울한 전망을 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그런데 가상자산의 가치를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들이 기존의 전통 통화처럼 지불수단으로 사용될 기능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가상자산 옹호론자들은 지불수단으로서 현실의 전통 통화를 대체할 것이어서 옹호하는 것이 아니니,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완전히 디지털화된 가상의 화폐는, 완전히 디지털화된 가상의 세계에 딱 어울리지 않을까? 전통 통화를 메타버스 내에서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N개의 메타버스 각각에 맞는 N개의 가상자산이 사용되고, 각각의 화폐는 그 세상의 경제력에 따라서 시장에서 교환비율이 정해지고, 더 나아가 전통 통화와도 매우 작은 거래비용으로 교환되면서, 현실과 메타버스는 연결이 될 것이다.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메타버스를 만들려는 노력도 계속될 것이고, 성공한 메타버스를 만드는 회사는 엄청난 부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새로운 세상을 만든 것인데, 그 세상에 들어가서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세상에 통용되는 화폐가 필요하니, 세상의 재미와 의미만큼 화폐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또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토큰)의 경우에도 시작은 현실에 존재하는 자산에 대한 디지털 증서로 시작하겠지만, N개의 메타버스에서 생성되고 교환될 가상의 디지털 자산으로까지 확대될 것인데, 그 개수와 거래규모는 디지털 자산이 압도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확장에 따라, 디지털 자산의 규모도, 가상자산의 가치도 커져갈 것이고, 그 역동성은 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고, 거래소, 은행, 증권회사 등의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 용처를 의심받는 가상자산은 메타버스를 통해서 기능성을 입증하게 될 테고, 제도화 공식화되는 가상자산 생태계는 메타버스의 경제적 성장에 열쇠가 될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공간에서 사용자가 부동산 등 특정 자산을 NFT 토큰화해 전세계 유저들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NFT의 등장과 메타버스의 만남은 가상 세계의 자아가 현실 세계의 자아보다 더욱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미래의 어느 날, 인류는 유니버스보다 메타버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더 많은 꿈을 꾸고 이루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쓰고, 투자하게 될 것이다. ‘육신이 사는 이 세상이 더 중요한가? 정신이 경험하는 저 세상이 중요한가?’라는 철학적 고민과는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세상은 그렇게 변해가지 않을까?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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