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왜곡된 가야사로 급기야 김수로 왕릉도 가짜라는 자들이 생겨나니 경천동지할 일이다. 전략적 덫에 걸려 신화의 껍데기를 쓰고 신음하는 고대 가야인들의 원성이 그칠 날 없다….'
경남 고성 출신 김행수 영화감독(사진)이 쓴 역사 장편소설 '가락국왕 김수로 0048'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 국민의 기개는 역사에서 나온다. 소설 '가락국왕 김수로 0048'는 가야사가 반듯해지지 않으면 우리 역사는 구멍이 뚫려 정신과 혼이 무지러져 못쓰게 되는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락이 가야로 불리고 있지만 가야를 제4의 제국이라 하고 또는 미완의 제국이라 하기도 한다. 필자는 그렇게 부르는 것을 반대한다. 그렇게 부르는 데는 가야는 만들다 만 나라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렇게 만들고 있는 세력이 분명히 존재한다.
제1의 제국은 어디인가? 미완의 제국이라면 완성된 제국은 또 어떤 제국을 말하는가? 제1제국이니 제2제국이니, 맨 마지막 제국에 가야의 이름을 올린 것은 가야를 지속적으로 역사 속에서 밀어내기 위한, 식민사학자들의 밥벌이로 만들려는 세력들에 의한 역사왜곡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필자는 그렇게 왜곡되는 가야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가야는 제4의 제국도 미완의 제국도 아닌 520년간 역사 속에 실재했던 빛나던 해상왕국이었다.
실향민이 고향을 가기 위해 평생을 소원하다 결국 가지 못하고 대를 이어 너희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고향에 가길 바란다는 조상의 유언이 된 관계가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관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본은 고대국가 한국인들이 만든 나라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들여다본 가락국왕 김수로는 2000년 전 해상의 안개에 갇혀 아직도 표류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 안개를 걷어내고 햇빛 찬란한 바다 위로 뱃길을 열어 주자. 그렇지 않는 한 한국은 언제나 침략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타도돼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락국왕 김수로 0048'을 쓰게 만들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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