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중단한 것은 공조를 통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산업장관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의 유럽의약청(EMA)이 그동안 논란이 된 백신 접종 뒤 혈전 문제 등 위험이 설령 있다고 해도 백신 접종의 혜택이 이를 압도한다며 백신 접종 지속을 권고했지만 이들 4개국이 논의를 통해 서로 백신 접종을 중단하자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아그네스 파니에-루나셰 프랑스 산업장관은 공공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4개국이 공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시간 뒤 에머 쿡 EMA 청장은 이같은 결정이 "백신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임무는 우리가 승인한 제품들이 안전하고, 유럽 시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해 4개국의 조처를 비난하지는 않았다.
지난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피가 혈관 속에서 뭉치는 혈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부작용 우려가 높아져 현재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 16개국이 접종을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EMA는 현재 심각한 부작용 사례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쿡 청장은 백신을 계속 맞아야 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백신의 혜택이...이같은 부작용의 위험을 압도한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EU 전역에서 하루에도 수천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EMA가 사안별로 부작용 사례를 검토하고는 있지만 과학적 검증을 위해서는 우선 사실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니에-루나셰 장관은 16일 프랑스 인포 라디오에 백신 접종 중단은 공조를 통해 나온 결정이었음을 공개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대화했고, 스페인과도 얘기를 나눴으며 독일과도 논의했다는 점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4개국이 같은 날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스웨덴도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
스웨덴에서는 백신 접종 뒤 심각한 혈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인접국인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는 혈전 사례가 있었고, 1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건강해 보였던 젊은 백신 접종자가 이례적인 혈전과 혈소판 감소 복합증을 보인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 당국 역시 이같은 이례적인 사례가 나타나는 점때문에 백신 접종을 일단 중단한다는 결정을내렸다.
한편 EMA는 이르면 1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할 에정이다.
백신 안전성을 강조해온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부작용 가능성에 관한 검토에 들어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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