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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내전으로 갈까..벼랑 끝 시민들, 무장하나?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7 07:59

수정 2021.03.17 07:59

지난 3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 사진=AP뉴시스
지난 3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연이어 총격을 가함에 따라 사흘 동안 약 100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비폭력’ 평화 시위를 이어나갈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무장 대응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쿠데타로 인한 총 사망자는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양곤 일부 지역엔 계엄령이 선포된 데다, 대규모 방화 사태까지 터지면서 군경의 진압 강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전날 군경이 재차 쿠데타 규탄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최소 39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급기야 군정은 현지 최대 도시 양곤 내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 2곳에 계엄령을 내렸다.


앞서 발생한 대규모 방화 사태도 군경에 진압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산업단지가 있는 양곤의 흘라잉타야에서 중국인들이 소유한 다수의 공장이 방화 및 약탈 피해를 보았고, 많은 중국인도 다쳤다는 게 주미얀마 중국대사관 설명이다. 다만 소행의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미얀마 군경의 무분별한 폭력 진압 의지에 불을 붙였다는 점이다.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경찰이 중국 업체와 중국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조처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현지 SNS에서는 군정이 인터넷을 전면 끊을 거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하지만 쿠데타 군부에 대항해 민주주의를 외치는 미얀마 국민들도 물러날 기색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측이 소수 민족 무장반군과의 연대 뜻을 내비치면서 ‘시민 무장’의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일부 시민들은 양곤 북부경찰서를 습격하기도 했다.

수치 고문이 이끌었던 문민정부 측은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에서 임명된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지난 13일 은신처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첫 대중연설을 실시했다.
CRPH는 수치 문민정부의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지난해 11월 총선 당선자들로 꾸려져있다.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이 연설에서 “지금은 이 나라에 있어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는 “수십 년 동안 독재의 다양한 억압을 겪어 온 모든 민족 형제가 진정 바라는 연방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이번 혁명은 우리가 힘을 하나로 모을 기회”라고 일갈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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