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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민메신저 '라인', 2년 반 中에 정보 무방비 상태...'日 발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7 15:53

수정 2021.03.18 19:37

일본내 사용자 8600만명...10명 중 7명 이용
日정부, 공공기관까지 대민서비스 창구로 활용 
라인, 中위탁업체 이용....개인정보 무방비 상태 드러나  '
日정부 "적절한 대응 강구" 경고 
일본 국민메신저 라인 로고. 로이터 뉴스1
일본 국민메신저 라인 로고. 로이터 뉴스1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김미희 기자】 네이버 재팬이 만든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이 개인정보 접근이 가능한 민감한 영역을 중국 업체에 맡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으나,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내 월간 이용자만 8600만명. 일본 국민(약 1억2600만명) 10명 중 7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라인을 통해 각종 대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어, 가벼이 넘길 분위기는 아니다. 일본 정부는 국민메신저의 소홀한 정보 관리에 "사실 관계를 파악,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17일 아사히신문 및 라인 등에 따르면 이 업체는 그간 인공지능(AI)등의 시스템 기술 개발을 중국 소재 기업에 위탁해 왔다.
문제는 이 위탁 업체 소속 4명의 중국인 직원들이 라인 이용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e메일 주소, 라인 아이디 등의 개인정보 접근이 가능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 4명의 직원들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적어도 총 32회, 일본 내 라인 서버에 접근했다. 이들은 또 라인 이용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 사진 등의 정보 접근도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측은 "부적절한 접근은 현재로선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라인은 문제 발생 2년 6개월만인 올해 2월 24일에서야 이들의 접근을 막고,
이런 상황에 대해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보고했다. 현행 일본 개인정보보호법은 외국에 개인 정보를 이전할 경우 이용자들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라인 측이 이런 상황을 사전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제 수습 차원에서 조만간 제3차로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가동될 예정이다.

Z홀딩스의 가와베 켄타로, 이데자와 다케시 공동 CEO가 지난 1일 라인과 야후의 경영통합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Z홀딩스의 가와베 켄타로, 이데자와 다케시 공동 CEO가 지난 1일 라인과 야후의 경영통합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라인 측은 굳이 중국업체를 이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일본 내 정보기술(IT)분야 인재가 부족해 중국의 업체에 시스템 관리를 위탁했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으나,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 내 시각은 극도로 민감하다. 일본 NHK, TBS,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매체들은 주요 뉴스로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정보법에 근거, 자국 기업이나 자국민에게 사업과정에서 획득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어,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틱톡' 규제에 보조를 맞춰, 일본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미 사회 모든 서비스에 침투한 라인은 '사회 인프라' 그 자체다"라며 "일본 국민의 70%가 사용하며, 그 안에서 방대한 프라이버시 정보가 교환되고 있다. 이용자들로서는 개인정보 해외 이전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그것이 중국이라면 더욱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라인 앱 탈퇴 등의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불안감을 느낀 일부 일본 네티즌들이 "(일본)정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고 있어 불안하다. 라인을 사용하지 않겠다", "중국산 앱은 사용금지하라"는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정부 관방장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관계 기관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토 장관은 일본 정부 내 라인 이용 제한 움직임이 있는지에 대해 "(각료들간)구체적인 합의 등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라인을 통합한 Z홀딩스의 나카니시 노보루 상무는 "일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관련 업무의 일본 이전을 추진하고, 데이터 해외 이전에 대해 사전 고지에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재팬이 만든 라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에 진출,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염두에 두고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Z홀딩스의 야후 재팬과 지난 1일 통합됐다. ehcho@fnnews.com



ehcho@fnnews.com 조은효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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