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동 국가 바레인의 왕자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해발 8848m)을 오르기 위해 네팔에 입국하면서 주민들에게 선물하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2000회분을 허가 없이 반입해 논란이 일었다.18일 네팔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셰이크 무함마드 하마드 무함마드 알할리파 왕자는 산악팀을 이끌고 전날 카트만두 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알할리파 왕자는 입국 후 코로나 백신이 담긴 박스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네팔의 지방정부가 지난해 바레인 왕실 산악팀의 등정 이후 한 봉우리의 이름을 ‘바레인 왕실봉’으로 개명했는데, 그 봉우리 인근에 사는 주민들을 위한 백신 선물이다. 바레인 등반팀은 소셜미디어에 “더 필요한 백신은 수일 내 네팔 보건부와 협의해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팔 보건 당국은 “바레인 측의 백신 반입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조사에 착수했다. 한 보건 당국자는 카트만두포스트 인터뷰에서 “선의로 백신을 들여왔다고 하더라도, 절차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바레인은 절차대로 반입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주바레인 네팔 대사관이 등반팀에서 서류를 받아 허가를 요청하는 공문을 네팔의 외교부 본부에 보냈다는 것이다. 바레인은 네팔 대사관에서 요구받은 백신 물량까지 공개했다. 산악팀 관계자는 “대사관에서 1000회분 백신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는데, 여기에 1000회를 더해 (2000회를) 반입했다”면서 “네팔 외교부에서 백신을 가져오라더니 (네팔 내부) 절차를 처리 안 한 것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바레인 왕실 산악팀은 1주 격리를 거친 후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등반객이 끊긴 네팔 산악계를 돕겠다며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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