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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연예인 '돼지'로 분장시켜 개막식 무대에..." 도쿄올림픽 총괄 감독 교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8 13:03

수정 2021.03.18 20:43

모리 전 회장 여성멸시 발언으로 교체 한 달 만에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디렉터 교체 
여성 연예인 '돼지' 분장案 제안 
당사자는 "이 몸으로 행복하다"고 일침 
사사키 히로시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괄 감독이 지난해 3월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무대에 올리는 안을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로이터 뉴스1
사사키 히로시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괄 감독이 지난해 3월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무대에 올리는 안을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여성 멸시 발언으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교체된 지 한 달 만에 이번엔 올림픽 개·폐회식 행사 총괄 감독(디렉터)이 특정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개회식 무대에 올리는 안을 제시한 것이 문제가 돼 교체된다. 개막식까지는 불과 4개월 남짓, 올림픽 개막식 총괄 감독의 교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행사 준비에 적지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18일 일본의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개·폐회식 총괄 감독인 사사키 히로시(66)는 지난해 3월 패럴림픽 행사 담당 당시, 라인(LINE)메신저를 통해 일본 인기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33)의 외모를 돼지로 비하하는 내용의 개회식 연출안을 담당 팀원들에게 보냈다. 와타나베의 신체 특징에 착안해 영어로 돼지를 의미하는 '피그'(Pig)와 올림픽의 일본식 발음인 '핏구'를 연계해 그가 돼지로 분장해 익살스럽게 연기토록 하는 아이디어였다.

일본의 인기 연예인 와타나베 나오미. 사진/소속사인 요시모토코교
일본의 인기 연예인 와타나베 나오미. 사진/소속사인 요시모토코교

와타나베 나오미는 신장 158㎝, 체중 107㎏으로 체격이 있는 스타일로, 각종 방송에서 진행자, 배우, 가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의 인기 연예인이다.
팀원들은 당시 해당 안에 대해 "여성을 돼지에 비유하다니 있을 수 없다", "재미없다" "가안이라도 해도 말할 내용이 아니다"등의 반응을 내놨다. 해당 내용은 모두 라인 메시저로 저장된 상태다.

이런 내용의 1년 전 사건이 슈칸분슌의 온라인 판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고, 결국 사사키 감독의 사의 표명으로 이어졌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 출신인 그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폐막식 때의 오륜기 인수 행사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를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로 분장해 등장시키는 깜짝 연출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2월 기존의 도쿄올림픽 총괄 감독 등 연출팀이 해산된 후 패럴림픽 담당이었던 그가 총괄 감독에 올랐다.

일본의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 AP뉴시스
일본의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 AP뉴시스

와타나베 나오미는 이날 소속사인 요시모토고교(요시모토흥업)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돼지 분장에 대해 "몸이 크다고 하는 것도 사실이며, 외형을 놀리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일하고 있다"면서 "제 자신은 이 체형에 행복하다. 뚱뚱한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와타나베 나오미로 표현해 나갈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해서 매우 부끄럽다"고 말했다.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정부 올림픽 담당상(장관)은 "있어서는 안 될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은 하시모토 세이코 신임 조직위 회장이 도쿄 올림픽을 통해 '다양성과 조화'를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는시기에,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1주일 뒤인 오는 25일 후쿠시마현 축구경기시설인 J빌리지에서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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