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모친과 아들 살해... 반인륜적 범죄"
[파이낸셜뉴스] 모친과 말다툼을 한 뒤 살해하고 자신의 아들마저도 살해해 시신을 장롱 안에 숨겨뒀다는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부장판사)는 18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허모씨(43)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2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행한 범행은 우리 사회가 가장 소중하게 보호해야 할 사람의 생명을 침해한 것으로 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한다”며 “1심에서 선고된 무기징역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말다툼 중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했고, 영문도 모른 채 잠든 아들까지 살해했다”며 “범행 이후 사체를 은닉하고 피해자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락이 잘 되는 것처럼 속이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 죄질이 아주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범행이 발각돼 검거당할 것을 우려해 자신의 도피를 돕던 이를 살해하려다가 미수해 그치기도 했다”며 “과거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강간상해죄의 누범기간 중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허씨는 지난해 1월 25일 서울 상도동 자책에서 모친과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장롱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허씨는 범행을 숨기고자 향초를 켜는 등 수법을 썼고, 내연 관계였던 A씨에게 범행이 발각되자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앞서 허씨는 지난 2013년 8월경 술에 취한 상태로 다른 피해자 집에 들어가 성폭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출소 후 약 1년 2개월만에 비슷한 수법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1심은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허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특히 피고인은 자신의 폭력성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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