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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고 회복 빠른 대장암 수술, 최첨단 로봇·복강경 수술로 실현”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9 04:00

수정 2021.03.19 04:00

윤성현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대부분 개복했던 대장암 수술
다빈치 로봇·복강경술로 발전
배꼽 등에 3센티미터 내외만 절개
흉터 작고 수술시간도 줄어 선호
구멍 하나만 뚫는 싱글포트술
3년간 환자 767명 관찰한 결과
구멍 여러 곳 낸 수술과 효과 비슷
“상처 없고 회복 빠른 대장암 수술, 최첨단 로봇·복강경 수술로 실현” [Weekend 헬스]
대장암 수술은 종양을 중심으로 위, 아래 대장을 충분히 절제하고 전이 가능성이 있는 대장 주변의 림프절을 깨끗이 제거한 뒤 남은 건강한 대장끼리 연결하는 게 기본이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주로 해왔지만 최근에는 수술법 발전에 힘입어 환자에게 덜 해로운 방식으로 바뀌었다.

윤성현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는 18일 "대장암 수술은 개복수술에서 다빈치로봇 수술, 싱글포트 복강경 수술으로 발전했다"면서 "앞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대장암 수술법의 연구와 보급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암 수술은 어떻게 바뀌었나.

▲최소침습수술의 대명사인 복강경수술이 빠르게 늘었다. 임상적인 데이터가 쌓이며 개복수술에 비해 치료성적이 떨어지지 않고, 회복이 빠르고 상처가 적다는 장점이 부각된 덕분이다.
조기암은 물론 국소진행형 결장암과 직장암까지 적용부위가 다양해졌다. 다빈치로봇 수술, 싱글포트 복강경 수술 등으로 발전했다.

특히 광학기술, 의료기기의 발전으로 복강내 장기를 아주 고해상도로 확대하여 볼 수 있어서 개복수술 시에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도의 미세한 부분도 볼 수 있게 됐다. 정밀한 수술에 큰 도움이 된다. 덕분에 신경 등 중요한 기관을 수술 시 보존할 수 있어 치료 후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3차원(3D) 입체영상 복강경시스템도 개발되어 좁은 공간에서도 수술할 부분과 주변 중요장기와의 구분을 좀더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초음파 에너지와 전파절삭기 등 수술도구가 개발되어 지혈과 조직의 절단 등을 훨씬 용이해졌다. 과거에는 개복수술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으나 오히려 수술시간이 단축됐다.

―환자들은 수술이 여전히 두렵다.

▲이상적인 수술을 아프지 않고, 상처도 없으며, 회복도 빠르며, 암의 재발을 최대한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술이라고 정의한다면, 최대한 가깝게 이를 구현하는 게 외과의사의 사명이다.

이론적으로 여기에 가장 가까운 수술방법은 입이나, 항문 등 자연개구부 속에 절개를 하여 수술하는 자연개구부수술(무흉터수술)이지만 아직은 제약이 많다.

대신 그 대안으로 주로 배꼽 또는 장루를 만들 위치에 3센티미터 내외의 절개를 하고 복강 내 접근을 위한 포트를 삽입하고 복강경 카메라와 복강경 수술기구를 삽입하여 수술하는 싱글포트(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는 2000년 첫 수술 이후 지난 2017년 수술 1만건을 돌파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경험을 갖췄다.

―로봇수술을 택하는 환자들도 늘었다

▲로봇수술은 복강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로봇팔을 사용하여 3D 고해상도 복강경카메라로 시야를 확보하고 외과의사의 손떨림을 보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복강경 수술에 비해 술기를 익히는 술기 습득기간이 좀 더 짧다는 장점이 있으며, 특히 좁은 골반 내의 직장암 수술에 유용하다. 아직은 비용적인 면에서 환자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게 단점이다.

―싱글포트 수술도 활발하다 들었다.

▲배꼽 주위에 구멍을 1개만 뚫는 '싱글포트 복강경 수술(싱글포트 수술)'은 대장암을 치료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다. 싱글포트 수술은 일반적 복강경 수술과 달리 구멍 1곳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자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료진이 배우기 어려운데다 중장기적 치료성적에 대한 연구가 적어 확산이 더디게 이뤄졌다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싱글포트 방식과 기존처럼 구멍 여러 곳을 뚫는 일반적 복강경 방식으로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767명을 평균 3년 이상 추적 관찰했더니 둘 사이 차이가 없었다. 최근 연구보고에도 싱글포트 복강경 수술은 기존의 수술법에 비해 암치료 성적은 차이가 없는 반면 상처 등은 훨씬 작아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싱글포트로 대장암을 수술한 지 아직 10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지만 고무적인 결과다. 수술하는 의사의 능력이 허락하는 한 싱글포트 수술을 하면 환자에게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되진 않는다는 소리다. 최근에 개발된 싱글포트 로봇을 이용하면 싱글포트 수술과 로봇의 장점을 모두 살릴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도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 의료진이 연구와 술기 개발에 몰두하느라 연구실 불이 꺼지지 않는다.


―경항문 전직장간막절제술은 무엇인가.

▲자연개구부 수술의 기본 개념의 일부를 실현한 수술법으로 직장암 수술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전직장간막절제술이 어려운 경우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수술법이다.

특히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은 물론 때때로 다빈치 직장암 수술에서도 기존의 복부접근법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항문을 통해서 복강경기구를 삽입하여 직접 시야를 확보하면서 직장간막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복부의 기존의 복강경접근 수술팀과 경항문 수술팀 두팀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에는 싱글포트 수술법과 경항문 전직장간막절제술을 서로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직장암 수술법이 개발되고 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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