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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피해호소인 3인방’ 갑자기 왜 사퇴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9 09:53

수정 2021.03.19 09:53

고민정 "고통 안긴 점 머리 숙여 사과"
진선미 "피해자에게 용서 구한다"
남인순 "깊이 사과, 일상생활 회복할 수 있길 바라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시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시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근절대책TF 단장과 진선미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젠더폭력근절대책 1차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4.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근절대책TF 단장과 진선미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젠더폭력근절대책 1차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4.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지목당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고민정·진선미 의원이 18일 일제히 ‘피해 호소인’ 표현 사용에 고개를 바짝 숙이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직을 내려놨다. 이날은 4·7 재보궐선거 후보등록일이다.

고 의원이 첫 발을 뗐다.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고 의원은 이날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사퇴 의사를 표했다.

이에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고 의원 사진과 함께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며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민정 대변인이 저한테 되묻는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다음 타자는 공동선대본부장 직에 있던 진 의원이었다. 그도 이날 저녁 “이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같은 직에 있던 남 의원도 “피해자에게 고통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날 피해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그 의원들에 대해 직접 저에게 사과하도록 박 후보가 따끔하게 혼내 줬으면 좋겠다”며 박 후보의 조치와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앞서 박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8일 “양심이 있으면 피해 호소인 3인방을 선거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하자 “가부장적 여성비하 발언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며 거부 의사를 내놨다.

하지만 이번에 피해자가 직접 요구를 들고 나오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비난 여론이 버거웠던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3인 사퇴를 두고도 ‘정략적 손절’이라며 폄하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사퇴라 쓰고 정략적 손절이라고 읽는 것이 맞을 테다”며 “음습하게 침묵하다 등 떠밀려 수습하는 비겁한 모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세훈 후보는 “박 후보 당신의 존재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공포”라면서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박 후보의 선택은 자진사퇴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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