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확성기 든 산드라 오, 미의회 출석한 대니얼 대 김 "스톱아시안헤이트"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2 10:39

수정 2021.03.22 10:39

드라마 '로스트'의 대니얼 대 김 2015년 "여동생 잃어"
[애틀랜타=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안마시술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경찰관들이 현장에 모여 있다. 경찰은 21세의 남성이 애틀랜타 인근 안마시술소 3곳에서 총격을 가해 8명이 숨졌으며 이들 대부분은 아시아계 여성이라고 밝혔다. 2021.03.17. /사진=뉴시스
[애틀랜타=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안마시술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경찰관들이 현장에 모여 있다. 경찰은 21세의 남성이 애틀랜타 인근 안마시술소 3곳에서 총격을 가해 8명이 숨졌으며 이들 대부분은 아시아계 여성이라고 밝혔다. 2021.03.17. /사진=뉴시스

대니얼 대 킴 페이스북 캡쳐
대니얼 대 킴 페이스북 캡쳐

존조 트위터 캡처
존조 트위터 캡처

[파이낸셜뉴스]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선 '미나리'의 아이작 정 감독, 스티브 연 등 한국계 미국인이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지명되고 CNN은 2월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들이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을 정도로 아시아계 미국인이 저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아시아태평양계 대상 혐오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명 한국계 미국인 인사와 케이팝 가수들이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규탄하며 '#스톱아시안헤이트'(#StopAsianHate)을 외쳤다.

앞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일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했다. 하지만 미국 수사 당국이 인종 혐오 범죄로 보기보다 범인의 성 중독을 강조하면서 수사 당국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 K팝 가수 겸 방송인 에릭남은 최근 미국 타임지에 ‘인종 증오 범죄 공론화’에 힘을 모아달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애틀랜타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에릭남은 "과거 우리는 미국인처럼 보이고 싶었다"며 "(부르기) 쉬운 이름을 짓고, 부모의 모국어로 말을 해선 안 됐다"고 회상했다.

또 10대 시절 어머니가 운전한 차를 타고 가던 도중 뺑소니 사고를 당했을 당시 "(우리는) 사고의 피해자였는데 오히려 가해자의 위협과 인종차별적 욕을 먹었다"는 일화도 전했다.

에릭 남은 이번 애틀랜타 총기 사건을 인종 증오 범죄로 보지 않는 것과 관련해 "백인의 특권"이라고 지적했고 "인종 증오 범죄 공론화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역시 미국에서 나고 자란 힙합 가수 박재범은 소셜미디어에 '#스톱아시안헤이트'(#StopAsianHate) 해시태그와 함께 "목소리를 보태달라고" 청했다. 2NE1 출신 씨엘을 비롯해 타이거JK, 에픽하이 타블로 등도 같은 해시태그를 공유했다.

앞서 미국 CNN의 한국계 미국인 아마라 워커 기자는 17일 'CNN 투나잇'에서 행인으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애틀랜타 현지에서 총기 난사 사건 생방송을 준비하던 중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던 누군가 내게 '바이러스'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며 “약 10분 전쯤 누군가 우리 앞을 지나가면서 이렇게 외쳤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겪는 인종차별의 예"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여동생을 인종차별 범죄로 잃은 '로스트'의 한국계 미국배우 대니얼 대 김도 17일 CNN에 출연해 애틀랜타 총기 사건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인종차별에 따른 범죄라고 지적한 뒤 여동생의 사건을 언급했다.

김의 여동생은 집근처에서 조깅을 하다가 '인도'로 가라는 한 남성의 윽박에 남성의 말을 따랐으나, 가해자는 차를 후진시켜 그녀를 차로 치었고, 피해자가 항의하자 다시 그녀를 차로 치어 죽음에 이르게 했다.

대니얼 대 김은 "(여동생의) 가해자는 과거에도 아시안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한 전력이 있었지만 검사는 증오범죄가 아니라고 했고 부주의한 운전으로만 가해자를 기소했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다"라고 비판했다.

아시아태평양계 대상 혐오 범죄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2월 24일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결의안이 미국 하원에 발의되기도 했다.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월19일∼12월31일 아시안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 건수는 2808건에 달했으며, 이 중 한국계 피해 사례가 15.1%를 차지했다.

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난 아시아인이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이건 중국이 아니라 미국 뉴욕에서 전염된 것"이라며 "제발 아시아인들에 대한 편견과 무의미한 폭력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또 3월 18일 미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아시아계 미국인이 미국에서 켞는 폭력과 차별에 대해 증언하기도 했다. 3월 21일엔 오는 3월 26일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대상 혐오 범죄 반대 시위' 안내문을 링크했다.

최근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스티브 연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폭력 행위가 급증한 것"을 언급하며 "‘미나리’가 (인종, 세대간) 통합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골든글로브 TV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 수상 경력의 샌드라 오는 직접 확성기를 잡았다.
21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샌드라 오는 '스톱아시안헤이트'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과 분노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나는 아시아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외쳤다.


영화 '스타트렉' 시리즈의 한국계 배우 존 조는 "수치심은 인종차별주의자의 것이지 우리의 것이 아니다"라는 한국계 여성의 글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