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성공회대에 2400만원 전달 약정
[파이낸셜뉴스] 60대 시각장애인이 장애인연금을 모아 성공회대학교에 기부했다. 기부자인 신정자씨(68·여)는 "기부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는 기부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성공회대학교는 22일 신씨가 매달 정부로부터 받은 장애인연금을 저축해 장학금으로 올해 600만원을 기부하는 등 4년 간 2400만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2008년 병원에서 '황반변성'이란 진단을 받은 1급 시각장애인이다.
신씨는 작고한 남편이 암투병 중 도움을 준 한 성공회 신부를 통해 성공회대와 연이 닿았다. 당시 병원이 멀어 통원에 어려움을 겪던 중 신부님이 2년 간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직접 신씨 남편을 병원에 데려다주는 봉사를 한 것이다.
신씨는 이 같은 도움을 받고만 있을 수 없다며 수년 간 아프리카 우물사업, 재소자 재활사업, 어린이 안과 수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부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장학금 기부 약정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신씨는 "자녀도 없는 시각장애인이 기부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놀란다"면서도 "기부를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김기석 성공회대 총장은 신씨의 기부소식에 "자신의 어려움보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위해 마련한 이번 기부금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며 "시력은 잃었지만 누구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밝은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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