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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3명 탄 차량 하천 추락…4급 장애 낚시꾼이 몸 던져 구조

뉴스1

입력 2021.03.22 11:48

수정 2021.03.22 13:53

차량이 하천에 전복돼 익사 위기에 처한 일가족 3명을 50대 낚시꾼 김기문씨가 몸을 던져 구조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경남경찰청 제공) © 뉴스1
차량이 하천에 전복돼 익사 위기에 처한 일가족 3명을 50대 낚시꾼 김기문씨가 몸을 던져 구조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경남경찰청 제공) © 뉴스1


지난 21일 경남 김해에서 하천에 전복된 차량에서 익사 위기에 처한 일가족 3명을 구한 김기문씨.© 뉴스1
지난 21일 경남 김해에서 하천에 전복된 차량에서 익사 위기에 처한 일가족 3명을 구한 김기문씨.© 뉴스1

(경남=뉴스1) 김명규 기자 = 차량이 하천에 전복돼 익사 위기에 처한 일가족 3명을 50대 낚시꾼이 몸을 던져 구조했다.

지난 21일 오후12시29분쯤 경남 김해시 화목동 봉곡천을 가로지르는 좁은 교량에서 투싼차량이 3m아래 하천으로 굴러떨어져 전복됐다.

당시 사고 차량은 맞은편에서 오던 상대편 차량을 비켜주기 위해 옆쪽으로 비켜주다가 난간이 없는 교량에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에는 50대 부부와 20대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타고 있었다.

차량이 추락한 지점의 하천 깊이는 약 1.5m. 수압으로 인해 차 문은 내부에서 열리지 않았고 흙탕물이 차 안으로 유입되면서 일가족 3명이 익사 위기에 처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 같은 위기상황을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김기문씨(57·김해 봉황동)가 목격했다. 그는 현장으로 뛰어가 점퍼를 벗어던진 뒤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차문을 열기 위해 물 속으로 잠수했지만 흑탕물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았고 김씨는 손을 더듬어 운전석 문 손잡이를 찾아냈다.

물 속에서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몇 차례 잡아당겨 겨우 문을 열었고 운전자의 뒷목 옷깃을 잡아당긴 뒤 팔로 목을 휘어감아 밖으로 빼냈다. 운전자는 50대 남성 A씨.

김씨가 "차안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느냐"고 묻자 의식이 희미한 A씨는 "2명이 더 있다"고 힘겹게 대답했다.

김씨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뒷좌석 출입문을 열었고 손을 더듬었다. 김씨의 손에 잡힌 것은 여성의 긴 머리카락.

김 씨는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A씨의 아내 B씨를 구했고 뒤이어 아들 C씨도 차 밖으로 빠져나왔다. 김씨의 결단과 용기 덕분에 일가족 3명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사고 당시 현장 주변인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일가족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이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사고 현장을 보고 고민할 틈 없이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물에 뛰어들었다"며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다.
가족들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2014년 공장에서 일을 하다 끼임사고를 당했으며 장기간의 재활로 몸 상태는 나아졌지만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4급 장애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서부경찰서는 일가족 3명을 용감하게 구해 사회에 귀감이 된 김기문씨에게 조만간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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