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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 여행 많이 줄었지만 갈 사람은 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3 08:22

수정 2021.03.23 08:22

경복궁 경회루 일원 /사진=문화재청
경복궁 경회루 일원 /사진=문화재청

[파이낸셜뉴스] 코로나로 여행이 줄기는 했지만 코로나 이전(2019년)과 이후(2020년)의 숙박여행 경험률 추이를 보면 등락 패턴이 거의 유사하다. 10%포인트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갈 사람은 가고 있었다.

확진자 증가 등 위험성은 초기보다 크게 높아졌지만 생활의 제약에 대한 피로감으로 감소폭은 둔화되고 있다. 당일여행 추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여행소비자를 대상으로 숙박여행과 당일여행 경험에 대해 물었다.


이 조사에서 여행은 ’직장, 거주지 근처 등 일상생활권을 벗어나 순수 관광·휴양 목적을 즐기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단순 식사, 쇼핑, 영화감상 등은 제외했다. 1박 이상 숙박했는지에 따라 여행유형을 구분했으며 숙박여행은 지난 3개월 내, 당일여행은 지난 7일 내의 경험을 물었다.

■ 숙박여행 : 2019년-2020년 추이 거의 비슷

코로나 이전(2019년)과 이후(2020년)의 숙박여행 경험률(지난 3개월 이내)은 각각 69%와 58%로 코로나 이후 11%p 낮아졌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1~2월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코로나로 인해 감소한 수치는 12%p 정도로 숙박여행 경험이 이전에 비해 6분의1 정도 줄어든 것이다.

주별 경험률 추이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때는 패닉상태에 빠지며 경험률이 급감했으나 4월 4주(20년 17주차) 거리두기 완화를 기점으로 최저점에서 서서히 벗어나 코로나 이전(2019년)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경험률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지만 전년과 흐름이 유사하다는 것은 확진자수 증감이나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력이 둔화되고, 단기화 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차이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코로나 발 활동 제약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월에는 한 때 한 주 누적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섰음에도 50% 대의 여행 경험률이 유지되는 점을 보면 더욱 그렇다.

숙박여행 및 당일여행 경험률 추이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숙박여행 및 당일여행 경험률 추이 /사진=컨슈머인사이트

■ 당일여행 : 숙박여행보다 민감하지만 큰 추이는 비슷

지난 1주일간 숙박이 포함되지 않은 당일여행 경험률은 2020년 평균 23%였다. 대략 4명 중 1명이 지난 7일 내에 1회 이상 당일치기 여행을 했다고 응답했다. 당일여행 조사는 지난해 처음 시작해 2019년과 비교는 불가능하고, 당해년도 숙박여행과의 비교만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추이는 비슷하나 당일여행은 7일 내의 경험만을 조사해 확진자 증감이나 거리두기 수준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한다.

52주 중 당일여행이 가장 높았던 시점은 10월 3주(42주차)였고(28%), 10월 4주(43주차)와 5월 1주(18주차)가 소수점 차이로 뒤를 이었다. 10월 3~4주는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고 5월 1주는 어린이날과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있었다. 반대로 최저점은 한 주 누적 확진자 수 최대를 기록한 12월 3주(51주차, 16%)였으며, 그 다음은 1차 대유행 시기인 3월 1~2주(9~10주차, 17%)였다.

코로나라는 대형 악재가 당일여행을 즉각적으로 위축시키는 것이다. 다만, 12월 3주의 경험률이 이전 최저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은 당일여행에서 일정한 수요가 항상 존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 인구사회특성별 비교 : 숙박여행 많이 하는 사람이 당일여행도 많이 해

인구사회적 특성별로 숙박여행과 당일여행 경험률을 비교했다[그림2, 표1]. 숙박여행 경험률을 가로, 당일여행 경험률을 세로축으로 해 둘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대체적으로 숙박여행을 많이 하는 집단이 당일여행도 많이 하고, 그 반대도 성립했다.

최상단에는 ‘어린 자녀(영유아, 초등학생)’를 둔 사람이 있다. 집밖으로의 외출이 막힌 어린이를 위한 부모의 배려가 이들의 여행을 촉진했다. 어린 자녀의 정반대 위치에는 ‘전업주부’가 있다. 다수 가족의 생활 중심이 가정으로 이동함에 따라 가사 노동의 증가는 불가피하다. 집밖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잃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가사를 책임져야 하는 전업주부는 여행측면에서 코로나의 가장 큰 피해자라 할 수 있다. 여성의 여행률이 남성보다 낮은 이유 중 하나다.

연령대별로 젊은 층은 숙박여행을, 50대 이상은 당일여행을 더 많이 했다. 대학(원)생의 당일여행률이 가장 낮았는데 이는 자차 보유율이 낮아 기동력이 떨어지고, 온라인 수업이 이들을 집안에 묶어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는 여행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해외여행은 원천적으로 막히고, 숙박여행은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사람은 가고 있다. 확진자 수나 거리두기 단계 변화의 영향도 단기적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로감도 쌓이고, 위험에도 둔감해지고 있다.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 억눌렸던 여행 욕망은 더욱 강하게 분출될 것이다.
규제 중심의 단기대책보다는 안전한 여행, 안심되는 여행을 개발하고 권장하는 장기적 대응이 바람직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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