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기대 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
따상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최근 반년새 상장한 52개사 중
절반 넘는 33곳이 주가 '뚝'
"공모가 거품이 원인" 논란 계속
따상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최근 반년새 상장한 52개사 중
절반 넘는 33곳이 주가 '뚝'
"공모가 거품이 원인" 논란 계속
23일 증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 거래일 대비 3500원(2.43%) 하락한 14만5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였던 6만9000원보다는 여전히 100% 이상 높지만 상장일 종가였던 16만9000원은 회복하지 못했다. 매수 대기물량만 600만주가 몰렸던 상장 첫날 '운 좋게' 매수에 성공한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된 셈이다. 사실 상장 이후 대박을 노리고 신규 상장주를 투자하는 사례가 많지만 대부분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23일부터 지난 22일까지 6개월간 IPO를 통해 상장한 회사 52개(스팩 제외) 중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하락한 종목은 8개(15.3%)로 조사됐다. 그러나 상장일 종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33개(63.5%)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할 때 하락률이 40%를 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 프리시젼바이오와 모비릭스,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전일에 비해 각각 500원(3%), 500원(2.4%), 300원(1.7%) 떨어졌다. 이는 공모가와 비교할 때 각각 28.0%, 42.5%, 43.1% 상승한 수준이다. 그러나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했을 때는 프리시젼바이오 주가는 50.8%나 하락했고 모비릭스 주가는 45.2%,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43.2% 떨어진 수준이다.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큰 수익을 내고 있지만 상장일에 수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공모가에 거품이 끼었단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IPO를 통한 상장 시 대다수 공모가가 희망밴드(범위) 최상단이나 심지어 희망가를 초과한 가격에 형성돼 상장 전부터 기대감을 모으지만, 실제 상장 이후엔 하락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다.
실제 이 기간 상장한 기업들 중 당초 공모가 희망밴드(범위) 중간에서 최종 공모가가 확정된 기업은 52개 기업 중 단 2건에 불과했다. 그 대신 희망밴드 최상단에서 가격이 형성된 경우는 전체의 절반 이상인 30건이었고, 희망밴드를 초과한 경우도 17건에 달했다. 공모가 희망밴드 최상단이었던 3만1000원보다 4000원이나 높은 3만5000원에 공모가가 형성된 씨이랩의 경우 이날 주가 상승으로 힘겹게 상장 첫날 종가 4만800원을 회복했다. 씨이랩 주가는 지난 9일 3만17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씨이랩뿐만이 아니다. 이날 공모가 희망밴드를 초과한 가격으로 상장한 17개 기업 중 상장일 종가 대비 손실을 보지 않은 종목은 6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1개 종목은 평균 23.2%의 높은 손실률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들도 '장기 투자'는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상장 전 청약 경쟁률 607대 1을 기록하며 '대어급 상장사'로 기대를 모았던 빅히트는 상장 첫날 장중에 일명 '따상'을 달성했지만 상한가는 곧바로 풀렸다. 첫날 상한가를 곧 최고가로 여긴 공모주 투자자들이 매도에 뛰어들면서다. 이에 이날 기준 빅히트의 종가 대비 손실률은 13.95%로, 전날 손실률(10.85%)보다도 더 떨어졌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IPO 공모주 상장 첫날 수익률을 봐도 수익률이 시계열적으로 과도하게 높아졌다가 다시 낮아지는 등 급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이는 우리나라 IPO 시장이 공모주 수익률만 바라보는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향후 과제의 핵심은 적정 공모가를 통해 투자자들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고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건전한 IPO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