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메신저RNA(mRNA) 기법을 활용한 백신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바이오앤테크와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서 취득한 노하우를 통해 독자적으로 다양한 백신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버트 부를라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외에 여러 바이러스, 병원균을 대상으로 한 mRNA 기법의 백신들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 간 바이오앤테크와 협력 과정에서 자사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10년이 걸려야 가능한 경험을 취득했다면서 자체 mRNA 백신 개발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부를라는 "극적인 충격과 극적인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판명나는 그런 기술이 있다"면서 mRNA 기법이 바로 그런 것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 화이자는 규모와 전문지식으로 봤을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최적의 위치에 있는 제약사다"라면서 mRNA기법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이자가 mRNA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임무인 최소 50명 직원을 충원하는 것을 비롯해 기술분야 연구개발(R&D)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구축한 mRNA 제조 네트워크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이자가 mRNA 백신 시장에서 "앞서 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격차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를라는 미래에 어떤 백신을 개발할지에 관해서는 함구했지만 부작용이 높거나 효과가 약한 기존 백신을 mRNA 백신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화이자의 mRNA 계획은 보건산업 지형 변화의 한 예일 뿐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 진료가 급부상하는 등 보건산업은 영구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약업계에는 mRNA 기법이 보편화되고, 외출을 꺼리는 환자들로 인해 원격진료가 활성화되며, 처방약 배달 사업도 조만간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화이자는 mRNA 백신 기법을 토대로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프랑스 사노피 등 백신 시장에서 덩치가 더 큰 경쟁자들과 한 판 겨뤄볼만한 위치로 부상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재 화이자의 주력 사업 부문으로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암치료제 부문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역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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