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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정부는 공동제안국 3년 연속 불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4 18:06

수정 2021.03.24 18:06

46차 유엔 인권이사회서 컨센서스로 채택
'북한인권' 관련 한미 간 의견 조율 필요성 
유엔인권이사회 트위터 갈무리. 사진=뉴시스.
유엔인권이사회 트위터 갈무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인권 결의안이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컨센서스로 채택됐다. 우리정부는 공동제안국에 3년 연속 불참, 컨센서스에만 동참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공동제안국으로 복귀한 가운데 '북한인권' 관련 한미 양국의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제46차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을 투표 없이 컨센서스로 채택했다. 당초 예상대로 우리정부는 공동제안국에 불참, 컨센서스 채택에만 참여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입장"이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결의안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예년과 같이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할 예정"이라며 공동제안국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자는 공동제안국 불참 이유에 대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입장을 정했다"며 한반도 문제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및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불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동제안국으로 나서지는 않되 컨센서스에만 참여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이 3년만에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면서 정부의 동참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6월 인권이사회를 탈퇴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인권이사회에 복귀했다. 복귀와 동시에 미국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고위급 회기 연설을 통해 북한인권결의안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정부도 이에 발맞춰 공동제안국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불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간 국제사회 주요 사안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한미 양국이 '북한인권'을 두고 이견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블링컨 장관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과 달리 한국은 공식적 언급을 삼가고 있어 입장차가 있다"며 "향후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결의에는 기존 문안 내용이 대체로 유지된 가운데 내용이 일부 추가됐다. 우선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국제기구 직원의 출입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물자 수입 허용을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측의 국경에서의 무력 사용 자제 △국경 개방 등 인도지원 기구의 활동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과 미송환 전쟁포로과 후손에 대한 문안이 들어갔다. 올해 2년 발표된 인권최고대표의 북한 책임규명 보고서 내용도 이번 결의에 반영됐다.


기존 결의 내용에서 바뀐 부분도 눈에 띄었다.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 제75차 유엔 총회 결의와 마찬가지로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안으로 수정됐다.
통상 북한인권 결의에는 북한 주민 인권상황에 대한 종합적 평가,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표명과 즉각적인 중단 요구 등이 포함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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