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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상장사 한탑에 대한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부산지방법원이 주식회사 씨엔킴 외 5인이 신청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에서 채권자의 손을 들어주면서부터다.
25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3민사부는 전일 씨엔킴 외 5인이 한탑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요청 가처분 소송에서 주주명부를 열람, 등사하도록 허용했다.
법원은 "채무자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 송달일 다음날부터 토요일 및 공휴일을 제외한 30일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 영업시간 내에 한해 채무자의 본점에서 채권자들 또는 대리인에게 주주명부를 열람 및 등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한탑의 정기 주총이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는 점을 볼 때 채권자들이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 등을 할 기회가 사실상 박탈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에게 위반일 수 1일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씨엔킴 등 채권자는 한탑의 발행주식 2739만7578주 중 124만4123주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한탑의 정기 주총을 앞두고 회사 측에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자를 확인할 목적'으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신청했지만 회사 측의 거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씨엔킴 등은 "상법상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할 권리가 있는 주주로서 정기 주총에서 주주를 파악해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기 위해 주주명부의 열람, 등사를 신청할 필요가 있다"며 위반행위 1일당 1억원의 간접강제금도 함께 청구했다.
한탑은 류지훈 사장(지분율 32.16%)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으며 류원기, 류원하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 각 1.17%, 0.65%를 포함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3.98%에 달한다.
씨엔킴 등은 한탑이 '경영권 매각을 목적으로 발행한' 전환사채(CB)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B를 인수한 씨엔킴 측에서 가처분 열람 허용을 신청하면서 정기 주총를 앞두고 지분 경쟁이 예상된다는 업계 관측도 나왔다.
업계에선 씨엔킴 측이 CB를 인수하며 지분을 많이 확보했지만 회사 측이 경영권을 팔 계획이 없다고 뒤늦게 입장을 밝히면서 분쟁이 시작된 것으로 봤다.
한탑 측은 앞서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해당 주주들이 법무법인을 통해 제안한 이사 및 감사 선임의 주주제안은 법률 검토를 거쳐 적법한 제안으로 확인될 경우 이번 정기 주총의 의안으로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탑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주주명부 열람에 대해 거부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씨엔킴 등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공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유 활동을 전제로 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을 청구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지만 씨엔킴 등은 현 시간까지 관련 공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는 공시일로부터 2영업일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하다는 점 또한 부연 설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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