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주자, 121일간 릴레이 봉송
출발식에 스가 총리 불참
인기 스타들 봉송 주자에서 사퇴
출발식에 스가 총리 불참
인기 스타들 봉송 주자에서 사퇴
【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25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됐다. 121일간 약 1만명의 주자들이 릴레이 방식으로 일본 전역을 돌아, 7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도쿄국립경기장에 입장하는 일정이다.
성화 출발식은 이날 오전 9시께 후쿠시마현 축구시설인 J빌리지에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정부 올림픽 담당상(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국회 일정,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한 행사 간소화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성화는 오전 9시40분 출발했다. 첫 주자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그 해 독일에서 열린 여자 축구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했던 당시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 16명으로 구성됐다. 일본어로 '패랭이꽃'이란 뜻의 '나데시코 재팬'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은 당시 대형 재난으로 시름에 잠겼던 일본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긴 바 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수습의 거점이었던 축구시설 J빌리지를 성화봉송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도, 이번 도쿄올림픽이 동일본 대지진의 참사를 극복한 '부흥 올림픽'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성화 출발식은 물론이고 올림픽 행사도 해외 관중을 포기하기로 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없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9%가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고 답해, 여전히 일본 정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더구나 최근 미야기현 등 주요 성화 봉송 루트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 성화 봉송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성화 봉송 주자들이 잇단 이탈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의 고민이다. 성화 봉송의 흥행 카드라고 볼 수 있는 유명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이 '개인적인 일정'을 대며, 주자로 뛰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성화 봉송 과정에서 코로나 감염 우려, 올림픽에 대한 회의적 시선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는 길거리 밀집 응원이나 거주지를 벗어난 원정 응원을 자제토록 하는 등 방역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밀집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당 장소의 통과를 생략하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로 했다.
일본의 코로나 감염자수는 최근 빠르게 다시 증가하는 상황이다. 전날 일본 전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총 1918명(NHK집계)이다. 일본의 코로나 하루 확진자는 수도권 긴급사태가 해제된 지난 22일 816명으로 줄어든 뒤 23일 1503명으로 다시 크게 증가하며, 일간 확진자 2000명에 육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구나 전염성이 강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변이 코로나 누적 감염자가 649명(공항 검역으로 확인된 100명 포함)이나 된다고 발표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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