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한시적
자영업자 채무상환능력 지표 악화
금리상승 더해지면 이자부담 가중
‘영끌’ 부동산금융엔 2200조 몰려
자영업자 채무상환능력 지표 악화
금리상승 더해지면 이자부담 가중
‘영끌’ 부동산금융엔 2200조 몰려
특히 비은행과 비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부동산금융은 220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부채와 자산쏠림 간 금융불균형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 금융지원 효과 한시적…신용위험 예의주시
한국은행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가계·기업 부채의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정부의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등 각종 금융지원 정책은 한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어서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금통위 직후 진행된 금융안정 상황 온라인 설명회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연체율 등 지표는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계나 기업 등 차주들의 지속적인 채무상환능력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기업과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을 점검했지만 채무상환능력 관련 대부분 지표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은행·비은행 부문 연체율은 각각 0.20%, 1.45%로 전년 대비(0.26%, 1.70%) 낮아졌다. 반면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지난해 3월 말 37.1%에서 12월 말 38.3%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없었을 경우 42.8%까지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영업 고위험가구 수 역시 10만9000가구에서 19만2000가구로 확대됐는데, 정부의 정책 효과가 없다고 하면 20만7000가구로 20만가구를 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리상승이 더해질 경우 이자 부담은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금리가 0.08%포인트 오르면 가계이자 부담은 4164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20년 4·4분기 175.5%로 확대됐다. 이 기간 처분가능소득은 0.2% 줄어든 반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7.9%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금융에 2200조원…비은행·비주담대 증가 확대
이같이 지난해 실물경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영끌' 등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증가세는 확대됐다. 부채는 높지만 자산쏠림은 지속되는 금융불균형이 이어져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율은 118.4%로 치솟았다.
지난해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279조3000억원으로 2019년 말(2067조원)보다 10.3% 증가했다. 2019년 7.7%, 2018년 7.0%에서 점차 확대폭이 늘었다. 부동산 익스포저는 금융기관과 보증기관의 부동산 관련 가계여신인 부동산 담보대출, 전세관련 보증을 비롯해 기업여신 중 부동산업 등 기업 대출금, PF대출 등과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인 리츠, 부동산펀드 등의 합계다.
가계여신의 경우 전세 관련 보증과 정책 모기지론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기업여신은 부동산업 대출과 사업자보증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금융투자 상품에서도 주택저당증권(MBS)과 리츠가 높은 증가세를 견인했다.
금융기관 중에서는 비은행(44조1000억원)이 은행(35조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별 위험노출 정도를 고려한 위험가중 익스포저를 보면 은행에 비해 고LTV(LTV 60% 이상) 주담대,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및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높은 비은행의 증가세가 더욱 뚜렷했다는 평가다.
또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정 토지거래 사태와 관련, 관심이 커진 비주택담보대출은 전년 2.2% 감소한 데서 0.4%로 증가 전환했다. 경기회복 기대, 양호한 수익률 등으로 상업용부동산 시장 투자 수요가 증대된 데 따른 것으로 여기에는 토지거래도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0년 중 중대형 상가 및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각각 5.1%, 6.0%로 이 기간 1년 정기예금 금리(1.2%)를 4~5%포인트 상회했다. 주택매매가격 상승률도 수도권 기준 2020년 11월 전월 대비 0.49%에서 올해 2월 1.17%로 상승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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