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는 이날 새벽 0시부터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어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출근 인사, 구로구 먹자골목·영등포 골목시장 방문, 소상공인들과의 '토크 유세' 등 청년·소상공인들을 겨냥한 행보를 펼쳤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오 후보가 과거 서울시장 재임 시절 전면 무상급식 반대, 처가 소유 내곡동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땅을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관여 의혹 등을 부각시키면서 '오세훈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출정식에서 "투기와 공직자 비리의 반복되는 나쁜 역사와 절연하고 투기의 관행을 끊어내는 선거"라며 "서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 후보를 뽑아 서울을 후퇴시켜서는 절대 안된다"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서울 성동구 서울메트로 군자 차량기지에서 지하철 방역 작업을 시작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은평구·서대문구·중구·동대문구·중랑구·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 강북 지역에서 집중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야권 단일화 경쟁자였던 안철수·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도 유세 현장을 찾아 오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오 후보는 "세상에 이렇게 주택 생지옥을 만들어놓고도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무릎 꿇고 사죄한 적이 없다"면서 "박 후보가 시장이 되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박원순 시즌 2'로 박 전 시장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반 선거 판세에서 오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면서 박 후보는 벌어지고 있는 지지율 격차를 반전시킬 수 있는 묘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단 박 후보는 "따박따박 하루에 2%씩 올릴 자신이 있다"며 지지율 반등에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여권은 성난 민심 수습을 위한 읍소 전략으로 몸을 낮추면서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는 모양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유권자들께 절박하게 호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H 사태'를 계기로 정부·여당을 향한 여론의 역풍이 거세진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고 박 전 시장 옹호 발언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권이 연일 오 후보 관련 의혹 제기에 나서고 있음에도 지지율 반등 효과가 미미한데다 오히려 중도 지지층 이탈만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도 커지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야권 단일화 후 처음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 55.0%, 박 후보는 36.5%로 18.5%포인트의 오차범위 밖 격차를 나타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선거 막판까지 구설수 경계령을 내리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후보들의 잇단 막말 논란으로 참패한 지난 21대 총선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되고, 언어에도 굉장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말 한 마디 잘못이 얼마나 많은 표를 상실할 수 있다는 인식을 철저히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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