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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파주시 위기청소년 골든타임 ‘확보’…비결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6 09:38

수정 2021.03.26 09:38

최종환 파주시장. 사진제공=파주시
최종환 파주시장. 사진제공=파주시

【파이낸셜뉴스 파주=강근주 기자】 “작년 4월 파주경찰서에서 A양을 처음 만났어요. 사례관리사인 저는 따로 아이를 불러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동안 학교는 다니지 않았고, 혼자 고시원에서 살았대요. 우선 쉼터로 연계해 줬어요. 그 아이가 지금은 기숙사가 있는 인력개발원에서 스마트네트워크 과정을 배우고 있어요. 이제 대학도 가고, 작은 회사에 취업해 정직원이 되고 싶대요.”

파주시 청소년안전망팀은 위기상황에 처한 청소년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거주지가 필요하면 쉼터 등을 연계하고, 공부를 하고 싶으면 검정고시 등을 지원하고, 취업을 위한 진로체험이나 인턴쉽 과정을 연계하고, 가정 내 불화 등 문제가 있으면 상담도 진행한다.

파주시 위기청소년 지원 유관기관 협의 회의.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위기청소년 지원 유관기관 협의 회의. 사진제공=파주시

◇ 자살-성매매 피해 고위기청소년 50여명 발굴

안전망팀이 위기청소년으로 판단해 관리 중인 아이들은 현재 50여명에 달한다. 이는 파주시가 전국 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먼저 ‘청소년안전망팀’을 꾸린 지 겨우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발굴한 수치다. 문제는 이들 중 80% 정도가 ‘고위기’라고 불릴 만큼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들은 자살이나 성매매 피해자, 정신질환 등 어른도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놓여 있다.

안전망팀이 진단하는 ‘위기청소년’은 만9세 이상부터 만24세 미만 청소년 중에서 가출이나 학업중단-성매매-약물 오남용 등 비행 및 범죄, 우울-불안 등 심리적 장애, 가족-교육-사회적 위기에 처해있거나 그런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청소년을 의미한다.

파주시는 이런 위기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주관 청소년안전망팀 선도 공모사업에 신청했고, 사업에 선정된 후 전담공무원 3명과 사례관리사 3명을 배치한 전담팀을 꾸렸다. 특히 사례관리사는 청소년지도사, 청소년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관련 경력 2년 이상 청소년전문가로 구성했다.

이들은 작년 4월부터 파주뿐만 아니라 일산-의정부 등 인근지역을 발로 뛰며 3개월간 안전망팀 존재를 알려왔다. 위기청소년 보호 시작은 발굴에 있고, 모두의 관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청소년 미혼부부’ 사례도 문산읍 행정복지센터 의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작년 9월20일 파주시 문산읍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은 청소년 미혼부부 사연을 청소년안전망팀에 전했다. 18세 B군과 17세 C양 사이에는 1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둘 다 부모 지원을 받지 못했고, 학교를 다니지 않고, 원룸에서 아이와 함께 생활을 했다. 심지어 C양은 우울증에 시달렸다.

안전망팀은 유관기관과 협업해 LH전세임대대출로 아파트로 이사하게 도왔다. 아이 수술비 지원과 B군이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계약서 작성도 도와줬다. 이후 B군은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착실히 일하면서 휴무일을 사례관리사에게 알려주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C양은 자녀 양육에 관심을 가지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파주시 위기청소년 대상 진로체험 클래스 진행.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위기청소년 대상 진로체험 클래스 진행. 사진제공=파주시

◇ 주변 관심 위기청소년 구제책….골든타임 확보

안전망팀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사후 관리에도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함께하는 기관도 많다. 교육청, 지방경찰청, 지방노동청 등 지방 관계기관부터 보건소, 각급 학교, 청소년위기예방센터, 청소년관련시설, 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 고용복지센터, 경찰서 등이 대표적이다.

위기청소년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도 다양하다. △기초 생계비와 숙식제공 등 생활지원 △건강검진 및 치료 등 건강지원 △지식-기술-기능 등 능력 향상 교육지원 △폭력-학대 피해 청소년 법률지원 △심리-사회적 상담지원 △청소년 활동지원 △흉터 교정이나 교복-수학여행비 지원까지도 가능하다.

안전망팀은 더구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여성인권센터, 경찰서, 교육지원청, 보호관찰소 등 다양한 기관과 업무협조를 맺고 있다. 때문에 청소년이 겪는 다양한 위기상황에 대해 누구든 연락만 하면, 청소년 전문가인 사례관리사와 담당기관 실무자가 상황을 진단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주시 청소년통합사례관리사는 ”여성가족부 선도사업이지만 교육지원청과 경찰서, 복지정책국 등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보다 많은 위기청소년을 발굴하고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빠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자살사고 및 인터넷 중독으로 학교 내 드림스타트에서 사례관리를 받던 D양은 14세가 되면서 관리가 중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전망팀으로 연계돼 심리상담을 계속 받은 뒤 전문의로부터 자살사고와 우울감이 감소했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는 골든타임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한 파주 내 성매매 피해여성 쉼터에는 피해 청소년이 머물 수가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해 안전망팀이 나서서 골든타임 전에 아이를 타 시군구 쉼터로 연계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성범죄 발생이 늘어낫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때문에 안전망팀은 올해 중-고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과의존(중독)을 예방하고 사이버 성폭력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을 전문기관에 위탁해 실시할 계획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문 심리검사 기관과 연계해 개인별 문제행동 특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사회성인성 검사 및 진로탐색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파주시 위기청소년 발굴 경로.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위기청소년 발굴 경로.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청소년안전망팀 지역 연계기관 방문.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청소년안전망팀 지역 연계기관 방문. 사진제공=파주시

◇ 파주시 “8만여 청소년 꿈을 지원합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청소년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프지 않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유독 강하다. 취임 이후 청소년 문제를 담당하던 체육과를 둘로 나눠 보육청소년과를 신설할 만큼 청소년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최종환 시장은 곧 파주의 청소년 8만여명이 모두 행복해질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최종환 시장은 26일 ”특별한 계기가 있어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다.
나를 포함해 모두가 청소년기를 겪는 것 아니냐. 그 시절에 누군가가 잘 인도해 준다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그만큼 사회에 기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바른 청소년 육성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자치단체 함께 나서야 한다“며 ”보육청소년과를 신설해 집중 지원한 것도 그 일환이고, 청소년 위기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청소년전망팀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소년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진로와 직업을 제시해주는 도시, 그런 지원시스템과 교육훈련을 하는 기관과 시설을 연결하는 파주로 만들고 싶다“며 ”지역사회 선순환적 생태계를 만들어 청소년에게 친화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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