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경우 피해자 등에게 지급된 보험금 전액을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교통사고 감소를 유도하기 위한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는 가해자에게 보험금 전액을 구상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A씨가 술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이륜차로 치킨을 배달하던 B씨와 충돌해 B씨가 사망한 경우 보험금 2억 7000만원이 지급됐다. 하지만 A씨가 부담한 사고부담금은 300만원이었다.
이에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에 대해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 일부를 보험사가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사고부담금'을 대폭 강화한다.
'사고부담금'은 중대 법규 위반사고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운영 중인 제도로 지난 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고 부담금 상한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을 통해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 시 보험회사가 구상할 수 있는 금액 한도를 '지급된 보험금 전액'까지 상향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음주운전 등 중대 위반행위에 대한 경제적 책임부담이 크게 강화돼 교통사고를 사전에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현행 사고부담금 적용 대상에 '마약·약물 운전'을 추가한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에서 마약으로 인한 환각상태에서 운전 중인 차량이 승용차 2대를 들이받고 과속으로 도주하다가 7중 연쇄 추돌사고 유발한 사건이 있었다. 이로인해 전치 12주 척추 골절상 포함 9명의 중경상자 등의 손해배상을 위해 약 8억 1000만원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가해 운전자의 사고부담금은 0원이었다.
이외에도 12대 중과실 사고 시 가해자의 수리비 청구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2대 중과실에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앞지르기 위반 △건널목 위반 △횡단보도 위반 △무면허 △음주 △보도 침범 △개문발차 △스쿨존 위반 △화물고정 위반이 포함됐다.
그간 차대차 사고 시 물적 피해는 과실비율에 따라 책임을 분담해 왔다. 특히 음주운전 등 상대방이 명백한 과실을 한 경우에도 피해자가 상대방 차량의 수리비를 보상해야 했다. 가해자의 차량이 고급차량인 경우 피해자가 배상해줘야 하는 금액이 더 크므로 불공정한 차 수리비 부담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국토교통부 김정희 자동차정책관은 "이번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은 음주운전 등 중대한 과실에 대한 운전자의 책임을 높여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신속하고 두터운 피해자 보호라는 자동차보험 제도의 기본 전제 아래에서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지속 발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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