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中 '신장 인권' 보복 확대...美 서구판 일대일로 견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8 15:34

수정 2021.03.28 15:34

- 中정부, 유럽연합(EU)·영국 이어 미국·캐나다도 동일 제재
- 다른 한편에선 중동, 유럽 순방하며 우호국 포섭 외교전
- 대만 놓고도 美·中 긴장 갈등
중국 군용기. 대만 자유시보 캡쳐
중국 군용기. 대만 자유시보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신장위구르 소수민족 인권 문제를 압박하는 서방국가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유럽연합(EU)과 영국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에도 제재에 착수했다. 반면 미국과 영국도 대중국 견제를 계속했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거짓말과 허위 정보에 근거한 미국과 캐나다의 일방적인 제재에 대응해 게일 맨친 미국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회장과 토니 퍼킨스 부회장, 캐나다 의원 마이클 총, 캐나다 의회 내 국제 인권 관련 소위원회 등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입국이 제한되고 중국 기업들과 거래를 할 수 없으며 중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지키겠다는 결심이 확고하다”면서 “중국은 관련국들이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며 신장 문제에 대한 정치적 조작을 중단하고 어떤 형식으로든 내정 간섭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지난주에는 EU와 영국 정치인에게도 비슷한 수준의 제재를 가했다. 미국과 영국, EU, 캐나다가 지난 22일 동시다발적으로 신장 인권 침해에 관여한 중국 관리와 단체를 제재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이다.


관영 매체는 중국의 다음 제재 대상은 미국 주도의 반중국 블록 ‘쿼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극민족주의로 분류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외교부의 발표를 전하면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쿼드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제재와 대응 제재는 동등한 힘을 위한 것”이라며 “중국은 긴장을 촉발하는 주체가 되고 싶지 않지만, 근거 없는 제재를 계속한다면 하나씩 대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등을 비판하며 ‘사전에 일러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는 1962년 중국이 인도와 전쟁을 벌이기 전날 꺼냈던 문구로, 중국 외교 용어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다른 한편에서 우호국 포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동 국가를 순방 중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7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테헤란에서 만나 정치·전략·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이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에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이란의 에너지 및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펑허 국방부장도 24일~31일 일정으로 헝가리, 세르비아, 그리스, 북마케도니아 등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지난 2월 카타르, 우간다, 잠비아, 쿠웨이트를 방문하며 외교전을 펼쳤다.

반면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의 대중국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와 통화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인프라 계획을 제안했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을 만나 “나는 우리가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한 지역들을 지원하는 근본적으로 (일대일로와)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끌어내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중국이 제재한 영국 의원들과 국민은 위구르 무슬림들에게 자행되는 중대한 인권침해에 빛을 비추는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중국 정부의 제재 대상을 옹호했다.

신장 인권 문제 외에도 미중 마찰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과 대만이 지난 25일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중국은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26~27일 양일간 전투기, 폭격기 등을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 가운데 26일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관련 기록을 공개한 이후 최대 규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이 방어에 나서면 중국군은 일본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6일 국방장관 회담 당시 대만해협 유시시 긴밀히 협력키로 했고 중국은 반발했다.
미군은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를 비롯해 일본에 23개의 군사기지를 두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