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에즈 운하 마비… HMM 선박4척 남아공 희망봉 우회키로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8 21:27

수정 2021.03.2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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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복구 지연 따른 선제적 대응
46년만에…해운동맹과 협의 결정
9000㎞ 더 항해, 7~10일 더 소요
유럽노선 운임 5주만에 상승전환
27일 공개된 막사 테크놀로지의 이집트 수에즈 운하 위성사진. 대만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돼 수로를 막고 있다. AP뉴시스
27일 공개된 막사 테크놀로지의 이집트 수에즈 운하 위성사진. 대만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돼 수로를 막고 있다. AP뉴시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 사고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선박 4척을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을 우회하기로 결정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이번주 수에즈 운하를 지날 예정이던 2만4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HMM 스톡홀름호와 HMM 로테르담호, HMM 더블린호와 5000TEU급 부정기선 HMM 프레스티지호의 남아공 희망봉 우회를 결정했다. HMM이 희망봉 노선을 활용하는 것은 지난 1975년 이후 46년 만이다.

다만 가장 먼저 수에즈 운하로 진입해 길이 막혀버린 2만4000TEU급 HMM 그단스크호는 인근 해상에 나흘째 대기키로 했다. 이번 우회는 HMM이 가입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와의 협의 끝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수에즈 운하 재개가 며칠 더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선제적 대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봉을 돌게 되면 약 90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기간이 7~10일 더 걸린다.

지난 23일 오전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 운하 통행이 전면 중단되며 아시아발~유럽향 운임도 상승하고 있다.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 간 무역의 핵심 통로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지난 26일 기준 유럽노선 운임은 TEU당 3742달러를 기록, 전주 대비 77달러 올랐다. 유럽노선 운임은 지난 1월 4413달러까지 올랐고 이달 중순 3000달러대 중반까지 하락했으나 이날 5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해운사 입장에선 유럽노선 운임 상승이 긍정적일 수 있으나 수송차질로 인한 물동량 감소, 우회항로 이용 시 운항거리 증가에 따른 연료비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수에즈 운하 사고 복구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이집트 운하·통상서비스업체 리스에어전시 등에 따르면 운하 양 끝에서 통행이 재개되길 기다리는 선박은 26일(현지시간) 237대로, 이들 선박에 총 120억달러(약 13조5780억원)어치 화물이 실려 있다 국내 수출·수입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수출입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해상운임 상승과 컨테이너 부족, 컨테이너 선박 부족 등 업체들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제품 운송 수요가 늘었지만 물류 여건이 이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어 물건을 적시에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입업계 고충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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