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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증시가 연일 출렁거리고 있는 가운데 원정개미들의 시선이 중국 주식형펀드(중국펀드)로 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가 최근 하락세임에도 불구, 중국 성장주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월 26일까지 3개월간 중국 주식형펀드에 954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다른 해외주식형 펀드와 비교해 압도적인 유입규모다.
같은 기간 북미(2256억원), 유럽(-302억원), 일본(-161억원) 등 선진국 중에서는 북미를 제외하곤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2748억원), 인도(-428억원), 러시아(-395억원) 등 신흥국 펀드에선 막대한 자금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발 금리 불안으로 미국, 한국 등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수익률 면에서는 신통치 못하다. 최근 한 달간 중국펀드의 수익률은 -11.86%로, 전체 펀드 중 유일하게 두 자리수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2월 19일 3696.17을 터치했으나 최근 조정국면을 보이며 3400선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에서 정상화와 리스크관리 체제로 전환했는데,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분석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제거한 1·4분기 경기 모멘텀이 지난해 4·4분기 대비 하락했고, 펀드 수급의 쏠림과 와해도 예상을 상회했다”며 “여기에 바이든 정부의 공격과 중국의 맞대응이 격화된 부분도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펀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꿈틀거리는 데는 현재의 중국 증시가 ‘바닥’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투자자들이 크게 관심 갖는 분야는 최근 조정에서 직격탄을 맞았던 성장주를 주로 담는 상품들이다.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안, 빌리빌리, 야오밍바이오 등 IT·바이오주를 편입한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1160억원), KB통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1036억원), 미래에셋차이나업종대표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466억원) 등에 많은 자금이 몰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최근에는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성장 가능한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특히, 혁신기업이 많이 포진해있는 중국펀드에 대한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는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연간 8.1%로, 신흥국 전체 성장률(6.3%)를 웃돌 전망이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증권투자자금의 액티브에서 패시브펀드 이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벤치마크의 중국 편입 비중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해 2050년에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전망이며, 다른 지역과 달리 증시의 신산업 비중도 높다”고 설명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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