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1회 접종만으로도 높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용법대로 2회 접종을 모두 마쳐야 효과가 더 높아지고, 특히 면역력이 오래 가기 때문에 2회 접종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최신 보고서에서 이들 백신을 1회 접종하면 면역효과가 8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차례 더 접종하면 면역효과는 90%로 더 높아졌다.
면역효과는 백신 접종 2주후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의료계 종사자 4000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다.
CDC는 보고서에서 "이는 메신저RNA(mRNA) 코로나19 백신이 증상 단계에 관계없이 실제 세계에서 노동연령대 사람들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막는데 효과가 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은 접종이 가능한 모든 사람들이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2회 접종으로 면역효과가 10%포인트 더 높아지기는 하지만 1회 접종만으로도 80%라는 높은 면역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집단면역을 위해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1회 접종으로 바꿔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게 됐다.
CDC 보고서는 로첼 월렌스키 CDC국장이 코로나19 급속 확산을 경고하기 불과 수분전 공개됐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미국에서 다시 늘고 있다면서 미국이 다시 심각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CDC의 이날 보고서는 자칫 사실을 오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의료보좌관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여전히 2회 접종이 더 유리하며 이 방침을 계속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1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면역효과가 나온다는 보고서가 발표돼 사람들이 2차 접종을 건너뛰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미 식품의약청(FDA)의 백신·관련생물학제품 자문위원 폴 오핏 박사는 CDC 연구보고서가 전반적으로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사람들을 오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긴급사용승인 검토에도 참여했던 오핏은 1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히 좋다"고 사람들이 판단해 2차 접종을 맞으려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차 접종을 해야 백신의 효과가 '오래' 간다면서 더 오래 면역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핏은 CNBC에 2회 접종토록 돼 있는 백신은 2번째 접종할 경우 1회 접종 당시에 비해 10배 가까이 특정 항체가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면역을 오랫동안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가 2차 접종때 더 크게 활성화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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