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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에 목소리 낸 방탄소년단 “우리도 당했다, 진심으로 분노”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0 13:17

수정 2021.03.30 14:51

“우리는 폭력과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5일(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제63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레드카펫에 참여했다. / 사진=뉴시스(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5일(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제63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레드카펫에 참여했다. / 사진=뉴시스(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미국 등지에 번지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를 향해 반대와 항의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지난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인종차별범’의 총격에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스러지는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BTS는 30일 트위터에 한국어 및 영어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며 이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게시물에는 ‘#StopAsianHate(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StopAAPIHate(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BTS는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고 앞선 피해자들을 공감하며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BTS는 “저희 경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며 “하지만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 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이야기들을 꺼내놓고,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이 고민했다는 BTS는 “그러나 결국,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 하겠다”고 단언했다.

BTS는 앞서도 인권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 지난해 미국 내 흑인 인권운동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운동이 펼쳐질 당시 주최 측에 100만 달러(약 12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 방탄소년단(BTS) SNS 글 전문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낍니다.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습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보았습니다.

저희의 경험은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합니다. 하지만,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하물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놓기까지, 또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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