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 나스 X는 소송 대상에서 제외
[파이낸셜뉴스] 나이키가 래퍼 릴 나스 X(Lil Nas X)와 공동으로 사람의 피가 들어간 나이키 운동화를 발매한 업체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이날 히트곡 '올드타운 로드(Old Town Road)'로 유명한 래퍼 릴 나스 X는 뉴욕 기반의 아티스트 집단 MSCHF와 협업해 '사탄(Satan·악마) 신발'을 출시했다.
이 운동화는 기존의 나이키 에어맥스97를 변형한 것이다. 사탄의 상징인 오각형 별 모양 펜던트로 장식됐으며, 빨간 글씨로 'Luke 10:18'라고 적혀있다. 이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는 성경 누가복음 10장18절을 뜻한다.
가장 논란이 된 건 MSCHF가 신발 밑창에 실제 사람 피 한 방울이 들어있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MSCHF 대변인은 "우리는 예술을 위한 희생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포도당 검사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바늘로 핏방울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악마의 숫자로 일컬어지는 666족이 출시된 신발은 이날 발매 직후 전량 판매됐다. 가격은 1018달러(약 115만원)였다.
나이키는 MSCHF가 나이키 신발을 가져다 썼을 뿐 공식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나이키는 공식 협업이 아님에도 많은 이들이 나이키가 사탄 신발을 디자인하거나 출시했다고 믿고 있다면서 MSCHF에 소송을 제기했다. 릴 나스 X는 소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나이키는 자사 스우시 로고와 관련해 나이키가 명백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이키가 이 제품을 허가하거나 승인했다는 잘못된 믿음에 따라 나이키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시장에서 상당히 혼란스러운 반응이 발생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사탄 신발과 나이키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릴 나스 X는 논란이 일자 전날 유튜브에 "릴 나스 X가 사탄 신발에 대해 사과한다"는 제목의 짧은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영상을 클릭하면 최근 발매한 싱글 '몬테로(Montero)'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 뜬다. 지옥에 떨어져 악마와 랩댄스를 춘다는 내용이다.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인 릴 나스 X는 종교계 반발과 관련해 "동성애자에게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설교 때문에 10대 내내 나 자신을 증오하면서 보냈다. 나는 당신이 내게 가르친 것과 같은 분노를 느끼기를 바란다"고 트윗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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