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타이어, 주총 표대결 '무승부'…대기업서 3%룰 '첫 위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0 16:34

수정 2021.03.30 17:45

형제간 경영권 분쟁 '불확실성 커져'
조양래 회장 성년후견 심판도 변수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왼쪽)과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왼쪽)과 조현식 부회장.

[파이낸셜뉴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의 표 대결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선 조 사장이 승리했지만 지주사에선 조 부회장이 추천한 인사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면서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주사 표 대결에서 조 사장이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장악한 상태지만 지난해 통과된 상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 첫 적용된 '3%룰‘(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이 승부를 갈랐다. 주요 대기업 중에서 3%룰로 결과가 뒤집힌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조 부회장의 판정승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앤컴퍼니는 30일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부회장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조 사장과 조 부회장은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였다. 조 사장과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조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각각 추천했다.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차남인 조 사장으로 42.9% 지분을 가지고 있다. 장남인 조 부회장은 지분 19.32%에 그친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상법 개정안에 따라 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룰이 이번 주총에서 처음 시행되면서 지분율을 뒤집고 조 부회장이 승리를 거뒀다.

앞서 조 부회장은 이 교수가 선임될 경우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끊겠다며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다만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유지 등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보유 지분과 관련해서도 조 부회장은 지난 19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분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열린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선 조 사장이 승리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원안대로 조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또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조 부회장 측의 주주제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대신 조 사장 측이 추천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가 엇갈리면서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총에서의 표 대결 결과뿐만 아니라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도 변수다.

조 회장은 지난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자신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 전량을 차남에게 넘겼다.
하지만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부친의 지분을 조 사장에게 매각한 것과 관련, 건강상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최근 성년후견 심판에서 법원의 판단근거가 될 가사조사를 받기도 했다.
향후 법원은 추가 절차를 거쳐 늦어도 올해 내에는 1차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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