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보람이'로 불리다 방치돼 숨진 구미 3세 여아의 세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애도하는 글이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올라와 심금을 울리고 있다.
31일 대한아동학대 카페에는 구미 사망 3세여아의 기사 등을 공유하며 회원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구미 보람이'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 코너에서 회원들은 사라진 아이가 출산된 날인 30일을 맞아 각자의 상황에 맞게 보람이의 생일상을 차린 뒤 안타까운 마음과 애도의 뜻을 전하고 사라진 아이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회원들은 숨진 보람이의 정확한 생일은 모르지만 사라진 아이의 출생일이 3월 30일이어서 사라진 아이를 '또다른 보람이'로 여기로 생일상을 같이 차렸다.
구미의 한 회원은 딸기와 미역국 사진을 올리며 "보람이 딸기 먹는 동영상이 자꾸 아른거려 딸기보니까 슬프다. 다음에 보람이 닮은 이쁜 꽃 사서 갈게, 꿈에 또 놀러와. 생일 축하해"라고 적었다.
보람이와 생일이 같다는 대구의 한 회원은 "예쁜옷 입고 가족들과 케이크에 촛불도 붙이고 생일축하노래도 부르며 행복하고 예쁜 추억을 만들지 못하는게 너무 가슴이 아프구나"라며 "혼자 어둠속에서 배고픔과 두려움에 떨며 이세상과 작별하고 하늘로 날개펼치며 올라간 천사 보람아 그곳에서는 울지 말고 배고프지도 말고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라고 애도했다.
구미의 또 다른 회원은 보람이 사진과 생일상을 올리며 "태어나서 생일이라고 알고 살았던 보람이와 사라진 아이 둘 모두에게 의미있는 날을 맞아 오전에 애들 등원시키고 보람이 유골이 뿌려진 곳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어 "보람이 생일케이크를 본 우리 아이들이 불러준 생일축하노래를 녹음해 들려주고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기 무섭게 바람이 자꾸 불더니 정리하고 일어서려니 바람도 잦아 들더라.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갔나 싶다"며 "하루빨리 보람이의 한이라도 풀리고 사라진 아이가 부디 무사하다는 소식이 들리길 빌고 왔다"고 했다.
이밖에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의 회원들이 보람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으며 각 게시글에는 수십개의 답글이 달려 숨진 아이를 애도하고 사라진 아이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한 회원은 댓글에서 "우리가 여태 보람이라고 부르던 저 이쁜 아이는 이제 불려질 이름조차 없는 건가요ㅠㅠ"라고 했으며, 또 다른 회원은 "보람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리고 이름도 없이 죽임을 당한 저 아이도 너무 가엾네요ㅠ"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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