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무부가 30일(현지시간) ‘2020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과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모두 언급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인권 수준이 여전히 최악이라며 북한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고 한국의 경우 대북전단 제한 등 표현의 자유 침해를 지적했다.
보고서 북한편을 살펴보면 북한 내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이동이 매우 어려워졌고 외국 외교관이나 비정부기구(NGO), 유엔 및 기타 국제기구 등의 이동 역시 막혔다. 국무부는 이동 제한으로 북한에 대한 정보량이 줄었다면서도 탈북자 증언을 거론하며 정치범 수용소 내 공개 처형과 열악한 위생 상태 등 광범위한 인권 유린 실태를 지적했다. 아울러 휴먼라이츠워치의 보고서를 인용해 재판 전 구치소에서의 가혹행위를 지적하고, "재판 전 구금된 개인들은 잔인한 조건을 견뎌냈고 조직적인 고문과 성폭력, 위험하고 비위생적인 조건, 강제 노동을 일상적으로 당했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이외에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보고서를 인용해 "주로 인근 중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도피하려다 강제 송환된 여성들에 대한 구타, 고문, 성폭력 의혹이 수없이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인권 부분을 보강해 올해 중반에 따로 부록을 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무부는 북한 내 정보 독과점과 인터넷 사용 감시,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망 정황에 대한 의혹 등을 보고서에 실었다. 국무부가 나열한 북한의 핵심 인권문제는 강제 노동과 임의 살해 등 약 20가지에 달했다.
미국의 소리(VOA) 등 현지 매체에 의하면 리사 피터슨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 대행은 이날 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최악 중 하나인 북한의 지독한 인권침해 기록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부는 각 정부 기관과 함께 현재 대북정책 검토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지독한 인권침해에 대해 계속 책임을 지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는 한국의 인권 침해 상황도 상세히 실렸다. 국무부는 한국편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등 표현의 자유 제한, 부패, 형사상 명예훼손법의 존립, 군대 내 동성애 범죄화 법률 등을 중요 인권 침해 사례로 꼽았다. 국무부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에 대해 "통일부가 남북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인권론자들과 야당 정치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적었다. 동시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정부에 개정을 통해 제기될 인권 문제들을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서술했다.
국무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무소속 의원, 조국 전 법무 장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차례로 거론하며 ‘정부의 부패와 투명성 결여’ 항목으로 기술했다. 또한 '차별, 사회적 학대, 인신매매' 부문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 시장, ‘n번방 사건’ 등을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이외에도 명예훼손 및 비방죄와 관련해 "정부와 공인들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명예훼손 및 비방법을 이용해 사안의 공론화를 제한하는 한편 사적인 언급, 또 언론의 표현을 검열했다"는 표현이 실렸다. 국무부는 또한 NGO 주장을 인용해 "병역법의 남성 간 성행위 금지가 성 소수자 병사들에 대한 학대로 이어졌다"고 명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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