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지원 동력 상실…원만한 해결 위해 노력할 것"
수원 구단은 3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한국 축구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백승호 선수에게 지원을 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과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선수 측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백승호는 2019년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다름슈타트로 이적해 45경기를 뛰며 3골 6도움을 올렸으나, 올 시즌 주전 경쟁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 올여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거 스페인 유학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준 수원과 대립했다.
당시 수원 구단으로부터 3억원의 지원을 받고, K리그 복귀 시 수원 입단을 약속했지만, 백승호가 전북 입단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뒤늦게 인지한 수원이 제동을 걸었다.
양 측은 이후 몇 차례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수원 구단은 약속한 합의서 위반에 대한 사과와 지원금 외에 위자료까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승호의 수원 입단 합의서를 알게 된 전북은 영입 중단을 선언했다가 31일 마감되는 K리그 이적시장을 앞두고 선수의 장래를 위해 영입을 결정했다.
수원은 "(백승호)선수가 신뢰를 저버리고 구단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구단으로서는 유소년 축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어버리게 된다"라고 했다.
이어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절충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으나, 선수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구단은 한국 축구 근간, 선수 개인의 발전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 본 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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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수원 구단의 공식 입장문.
유소년 축구는 성인 축구의 근간입니다. 축구선수로서의 기본기와 개인기가 유소년 시절에 탄탄히 다져지지 않으면, 재능이 뛰어난 선수도 그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발전이 멈추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듯 유소년 축구가 발전해야 성인 축구 또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축구 선진국들은 클럽 차원에서부터 유소년 축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다른 나라에 비해 유소년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미흡했기 때문에 유소년 축구는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은 향후 선수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구단에 합류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수가 이러한 신뢰를 저버리고 구단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구단으로서도 유소년 축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합의에 따르면, 백승호 선수는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경우, 유학지원금을 반환하고 구단의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당 구단은 합의 위반에 따른 책임범위에 참작할 수 있도록 백승호 선수 측에 유학지원금, 선수의 가치 등의 여러 고려사항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물론 구단은 선수 가치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하여 절충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으나 선수 측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본 건은 단순히 선수의 계약불이행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유소년 육성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안으로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구단은 한국축구 근간, 선수 개인의 발전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본 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본 건을 계기로 신의와 성실이라는 가치가 K리그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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