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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확률형 아이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1 18:05

수정 2021.03.31 18:36

게임 이용자들이 지난 2월 16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전면 규제를 요청하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정치권에선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와 처벌규정 등을 담은 관련법안이 발의돼 게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개요. 사진 / 파이낸셜뉴스 DB
게임 이용자들이 지난 2월 16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전면 규제를 요청하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정치권에선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와 처벌규정 등을 담은 관련법안이 발의돼 게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개요. 사진 / 파이낸셜뉴스 DB
'814만분의 1'.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이다. 살면서 번개 맞을 확률은 600만분의 1이라고 한다. 확률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평균 수치로 계산한 결과값이다. 최근 게임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 때문에 단단히 뿔이 났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중 원하는 캐릭터나 좋은 무기를 살 수 있는 아이템을 뽑기 형식으로 파는 걸 말한다.
최고 성능의 무기를 만들려면 아이템을 계속 사야 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 확률이 비공개다. 당첨될 확률은 로또급으로 낮다고 한다. 일부 이용자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억원을 써도 아이템 사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이 영업비밀인 만큼 이를 공개하라는 건 재산권 침해행위라고 말한다. 반면 이용자들은 확률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돈만 나간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급기야 뿔난 이용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게임회사와 국회 앞에서 트럭시위를 했다.

사태는 이용자 탈퇴와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 바람에 게임 황제주인 엔씨소프트 주가가 한달 새 1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확률형 아이템 전면규제를 요청하는 청원까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정치권에도 불똥이 튀었다. 여야 의원들은 확률 공개 의무화와 위반 시 처벌을 명문화한 규제법안을 발의했다.

게임업계는 부랴부랴 사과와 함께 확률 공개대상 확대 카드로 진화에 나섰지만 원성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활동이 늘면서 게임업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한 대형 게임업체가 지난해 올린 수조원 매출 가운데 90%가량이 아이템을 팔아서 번 돈이란 통계도 있다.

게임사에 확률형 아이템은 쉬운 돈벌이이다.
게임천국 일본과 벨기에 등 주요 국가에선 확률을 공개한다. 게임사가 고객을 상대로 불공정한 게임을 해선 안된다.
이러다 고객 돈으로 쉽게 돈을 벌어 직원들 연봉잔치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올지 모른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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