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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코로나 피해…917명 사망·항공여객 80%↓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1 12:00

수정 2021.04.01 14:48

통계청, '한국의 SDGs 이행보고서 2021' 발간
대면서비스업 위축에 실업률 '여자>남자'...농축수산물가격 '급등'
사회복지지출 규모 30년간 9.6%p ↑...여전히 OECD 평균에 못미쳐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수가 앞선 10년 동안 사회재난에 의해 사망이나 실종된 사람의 숫자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 탓에 직전 연도에 비해 항공 여객은 80%이상, 화물은 35%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3%대에서 4%대로 상승했고 여자 실업률이 처음으로 남자를 추월했다. 농축수산물 소비자 물가는 껑충 뛰었다. 다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사망자, 지난 10년간 재난사망자와 유사
통계청은 1일 이같은 내용의 '한국의 SDGs 이행보고서 2021'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SDGs는 전 세계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공동 달성하기로 지난 2015년 유엔총회에서 합의한 17개 정책 목표다. 통계청은 이행보고서를 매년 발간해 성평등, 산업재해, 기후변화 등에 관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 현황을 국제 비교 분석하고, 이행과정에서 어떤 집단이 뒤처져 있는지 인지할 수 있도록 보여준다. 올해엔 코로나19 영향을 볼 수 있는 SDGs 지표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917명으로 이는 2009~2019년 간 사회재난에 의한 사망 및 실종자 수 1047명에 버금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경 봉쇄 및 이동 제한의 영향으로 항공 여객 및 화물 운송량은 2019년 대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은 1302만명(2019년 4월)에서 257만명(2020년 4월)으로 80.3% 감소했고, 화물은 37만t(2019년 4월)에서 24만t(2020년 4월)으로 35.1% 줄었다. 2002년부터 3%대이던 실업률은 지난해 4.0%로 증가했다. 특히 대면서비스업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면서 여자 실업률이 4.0%로 남자(3.9%)를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넘어섰다. 또, 장마와 태풍 같은 자연재해와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해 농축수산물 소비자 물가지수가 크게 올랐다. 특히 9월과 10월은 각각 13.5%, 13.3%로 두 자릿수 이상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라 이동인구가 감소하는 등의 이유로 대기질은 개선됐다. 농도가 높은 1~5월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범위는 2019년 42~62㎍/㎥에서, 2020년 34~41㎍/㎥로 감소했고, 초미세먼지 역시 2019년 20~39㎍/㎥에서 2020년은 18~26㎍/㎥로 개선됐다.

■1차 에너지 재생비율 OECD 꼴찌
통계청은 또 이번 보고서에서 17개 정책 목표로 사람·지구·번영·평화·협력 등 5개 영역으로 분류·요약해 제시했다. 2019년 식품안정성 미확보 가구 비율은 3.5%로 2018년(3.1%)과 유사했다. 소득수준 '하' 가구의 식품안정성 미확보 비율이 13.0%로 전체가구 평균에 비해 약 3.7배 높았다. 아울러 한국의 공공사회복지지출 규모는 1990년 2.6%에서 2019년 12.2%로 9.6%포인트 증가했지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20.0% 보다 7.8%포인트 낮았다. 다만 2019년 한국은 보건위기대응역량 평가에서 97% 달성로 캐나다(99%)에 이어 상위권에 랭크됐다.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0%(2020년 4월), 지방의원은 28.3%(2018년)로 전체 의석 수 절반에 훨씬 못 미쳐 국회의원의 경우 OECD 국가 중 37개국 중 35위, 지방의원의 경우 34개국 중 20위 수준에 머물렀다.

/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수질오염은 2019년 4대강 하천수 기준 하천 오염도 평가 결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2㎎/L이하로 '좋음' 수준 유지했다. 폐기물은 2019년 일 평균 49만7238t으로, 10년 전(2009년) 36만6921t에 비해 35.5% 증가했다. 특히 의료 폐기물 등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유해한 지정폐기물은 같은 기간 9060t(2009년)에서 1만5556t(2019년)으로 71.7% 급증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관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 수 63개(2008년)에서 136개(2019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2018년 기준 여전히 OECD 기준 33개국 중 한국이 6번째로 많았다. 법으로 관리 중인 보호지역 면적은 육상은 2007년 3879㎢에서 2020년 1만6905㎢ 로 약 4.4배, 같은 기간 해양은 4012㎢에서 7948㎢로 약 2배 증가했다. 이는 2020년 기준 육상 면적 대비 16.9%, 해양 면적 대비 2.1%에 해당한다. 2015~2020년 간 산림면적 연간 순 변화율은 마이너스(-)0.16%다. 한국 포함 9개국에서 산림면적이 줄었다.

1차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2000년 0.4%에서 2019년 2.4%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OECD 37개국 중 한국은 2018년 기준 1.9%로 가장 낮았다. 산재사고도 빈번했다. 2018년 근로자 10만 명당 사고 사망자 수는 5.09명으로, 터키(7.52명, 2016년), 멕시코(7.46명, 2017년), 미국(5.24명, 2016년) 다음으로 높았다. 이에 비해 2019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4.6%, 2012년부터 세계 2위 수준 유지했다. 2019년 남자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13.9%, 나이(13.6%), 경제적 지위(10.3%), 고용형태(7.8%), 학력(7.7%) 등의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25억2000만달러로 2018년(23억60000만달러)에 비해 6.9% 증가했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0.15%였다.


전영일 통계개발원장은 "이 보고서가 증거 기반 포용정책 수립의 디딤돌이 될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는 SDGs를 이해하고 데이터 역량을 향상시키는 거울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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