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피격당한 신한銀 지점 폐쇄
농협·국민은행 비상근무체제
55건 달하는 건설사업도 제동
유혈사태 장기화땐 中企 직격탄
미얀마 유혈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현지 진출한 국내업체들이 '셧다운' 수순에 다다랐다. 군부 쿠데타 진앙지와 가까운 지역은 국내 은행이 문을 닫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돌렸다. GS건설의 경우 공사현장에서 사람을 뺐다. 대기업 계열 사업장은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미얀마 지역과 관련 영업을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코로나 사태와 겹쳐 유동성 위기가 더 커질 전망이다.
농협·국민은행 비상근무체제
55건 달하는 건설사업도 제동
유혈사태 장기화땐 中企 직격탄
■은행·건설공사 '올스톱'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신한은행 양곤지점 현지인 직원이 귀가 중 총격을 받았다. 출퇴근 전용 차량을 이용했지만 머리 쪽에 총상을 입어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양곤지점을 임시 폐쇄하고 모든 직원은 재택근무로 돌렸다. 위기상황은 3단계로 격상시켰다. 이 사태로 농협, 국민, 우리은행 등 현지 진출한 국내 은행들도 줄줄이 지점을 폐쇄하거나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돌리는 등 비상근무단계에 돌입했다. 상황이 격화될 경우 신한은행은 주재원에 한해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날 "미얀마 진출 금융회사, 외교부 등 유관기관과 함께 미얀마 정세 관련 금융권 비상대응체계를 지난 2월부터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금융사별로 직원 안전 확보에 최선을 기하고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필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공사현장도 사람이 사라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미얀마 프로젝트는 총 55건이다. GS건설은 1742억원 규모의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건설공사를 진행 중이었지만 최근 중단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이 양곤지역과는 떨어져 있지만 워낙 이사람 저사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곳인 만큼 리스크가 있어 사태가 불거진 초반부터 공사를 멈추고 직원들이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완료를 앞둔 양곤지역 변전소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LH는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현장 철거 단계였으니 시작도 못한 셈이다.
유혈사태 진앙지와 거리가 먼 지역은 타격이 크지 않다. 롯데호텔의 경우 사건발생지역과 거리가 멀어 정상운영이 가능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난 2월 초부터 1개월 치 식자재와 식수 등을 확보해 대비 중이다. 한진, CJ대한통운 등도 미얀마에 사업장이 있지만 직접적 타격은 없다. 다만, 향후 운송·통관·보관·선적 등 포워딩 업무를 진행하는 데 일부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 "고객 클레임 어쩌나"
쿠데타가 장기화할 경우 현지 중소기업에 타격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기업들은 현지 지점이나 공장이 타격을 받아도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미얀마에서 제조된 제품을 국내로 수입하는 중소기업 A사는 코로나19로 두달간 현지 공장이 폐쇄돼 손실을 봤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의 계엄령 선포로 현지공장을 아직 열지 못하고 있다. A사는 "미얀마의 항공·해운 봉쇄로 태국 트러킹으로 물품을 어렵게 운송하고 있다. 선박과 컨테이너도 부족해 물류비가 약 5배 상승했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이정은 성초롱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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