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90t 발생 쓰레기 처리시설 2곳 사용연한 2~3년 남아
후보지 4곳 선정 해당 지역 주민 반발로 최종 선정 못해
600억원 규모 파격 지원방안 내세워 주민 설득 진행 중
해당 지역 주민들 환경오염 우려·혐오시설 입지 반대
후보지 4곳 선정 해당 지역 주민 반발로 최종 선정 못해
600억원 규모 파격 지원방안 내세워 주민 설득 진행 중
해당 지역 주민들 환경오염 우려·혐오시설 입지 반대
【파이낸셜뉴스 전남=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가 새로 조성할 쓰레기 처리시설인 클린업환경센터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기존 처리시설의 사용연한이 2~3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센터 건립이 시급하나 후보지 4곳 모두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급기야 600억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지원 방안까지 내놓았지만 선뜻 나서는 후보지가 없다.신규 쓰레기 처리시설 정상 가동에 5~6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 목표대로 올 상반기 중 후보지 선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따라머지 않아 쓰레기 대란이 우려된다.
■처리시설 2곳 모두 2~3년 후 포화상태
순천시는 하루 190t의 폐기물을 왕지매립장(용량 226만㎥)과 주암자원순환센터(용량 25만㎥)에서 처리해왔다. 하지만 지난 1991년 조성된 왕지매립장은 2~3년 후면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이다.주암자원순환센터도 고형연료 수요처 감소 등으로 가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화재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오는 5월 정상 가동 예정이나 1~2년 후면 한계점에 다다를 전망이다.
순천시는 3~4년전부터 신규 쓰레기 처리시설 건립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12월 클린업환경센터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주암자원순환센터 △월동면 송치재 △서면 건천지구 △서면 구상지구 등 4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시는 오는 6월까지 최종 후보지를 선정해 총 12만㎡ 부지에 1600억원을 투입, 5만㎡의 소각재 매립시설, 1일 200t의 소각시설, 1일 60t의 재활용선별시설 등을 갖춘 클린업환경센터를 오는 2025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해당지역 주민 환경오염 우려
순천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있지만, 주민들은 쓰레기 소각과정에서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 물질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등 환경오염을 크게 걱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또 폐기물 처리시설을 혐오시설로 보고 자기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현상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서면 구상지구의 경우 인근 광양시 봉강면과 불과 2㎞ 거리에 있는 등 서면에 위치한 후보지 2곳이 광양시와 인접해 광양시의회와 시민단체까지 나서 후보지 철회를 요청하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구상지구에서 봉강면쪽으로 물길이 나 있어 센터가 들어설 경우 침출수가 흘러들어 농업용수와 지하수 오염은 물론 정신적·경제적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순천시 600억원 파격 지원 에도 주민들 반대 여전
이처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순천시는 600억원에 달하는 지원 방안을 내놓고 주민 설득에 나섰다.
먼저 고정지원금 323억원 중 출연금 50억원은 태양광발전시설이나 세탁시설, 요양시설 등 소득사업을 위해 쓰인다. 주민 편익시설 설치비 233억원은 수영장, 체육시설, 공중목욕장, 복지회관 건립에 쓰일 수도 있고 주민지원기금에 출연할 수도 있다. 매년 5억원씩 8년간 총 40억원에 이르는 지역개발사업비도 제공한다. 지역 마을회에는 포상금 3000만원을 별도 지급한다.
인센티브 152억원은 매년 순천시 종량제 봉투 판매액의 20%에 해당하는 7억~8억원을 20년간 건강검진비, 마을회관 운영비, 난방비 등으로 지급한다. 순천시는 주민 편익시설 설치비 233억원을 주민지원기금에 출연할 경우 인센티브를 합해 20년간 매월 가구당 최대 200만원까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위촉된 4명의 주민은 유급감시요원으로 활동하며 시설의 환경문제를 직접 감시하고, 지역주민 20명은 시설운영요원으로 고용되는 등 20년간 인건비 명목으로 총 115억여원을 제공받게 된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서면 구상지구 한 주민은 "마을에 편백숲이 잘 조성돼 있어 청정지역으로 이름난 지역에 혐오시설인 쓰레기 처리시설이 들어서는 게 말이 되냐"며 "시에서 제시한 600억원 지원 방안도 주민 개개인에게 실질적 혜택은 없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클린업환경센터는 지붕형 매립장으로 빗물이 들지 않아 침출수가 발생하지 않고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 배출도 기준치에 훨씬 못미치는 등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 친환경 처리시설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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