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로남불·위선·무능' 표현에 대해 사용 불가 통보를 한 것에 대해 "도대체 말인가 막걸리인가"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용찬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선관위가 국민의 입을 아예 틀어막겠다고 작정하고 나섰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반 국민마저 '위선', '무능', '내로남불'이라는 일상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사무처는 최근 선관위에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 '투표가 무능을 이깁니다',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깁니다' 등 세 가지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선관위는 "해당 문안은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할 수 있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므로 일반투표 독려용으로는 사용 불가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위선을 위선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라, 무능을 무능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라며 "이 나라엔 적어도 절반 이상의 국민이 모두 범법자가 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이 위선적이고 무능하며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사실을 선관위가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라며 "시쳇말로 이게 도대체 말인가 막걸리인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여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파적인 선거관리를 하고 있다며 5일 선관위를 항의방문한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선관위를 방문해 조해주 상임위원과 김세환 사무총장 등을 만나 면담할 예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순수한 투표 참여 권유가 아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포함된 현수막과 피켓은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본다"며 "지난 총선 때에도 '민생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 '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심판하자' 등은 투표 권유 현수막으로 허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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