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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철수권고'에 4월 최대 주4회 임시항공편 운항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5 16:39

수정 2021.04.05 16:39

외교부, 3일부로 미얀마 전 지역에 '철수권고'
우리국민 직접 피해는 없지만 경제 타격 커
현지교민 3000명 추산..임시항공편 증편
외교부 "24시간 내 철수시킬 만반의 준비"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 시위대가 지난 3월 31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의 강경 진압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 시위대가 지난 3월 31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의 강경 진압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외교부가 지난 3일부로 미얀마에 대한 여행경보 단계를 상항 조정, 전 지역에 '철수권고'를 내린 가운데 외교부 당국자가 "귀국 수요에 따라 임시항공편을 주 4회까지 증편할 수 있다"고 5일 말했다. 미얀마 군부에 의한 우리국민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미얀마 현지 기업들은 인프라 철수를 비롯해 기업 철수와 관련해 외교부와 협의 중에 있다.

■ 미얀마 전 지역에 '철수권고'.. 임시항공편 최대 주 4회 운항
외교부 당국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일 여행경보를 3단계인 철수권고 단계로 상향하고 중대본을 구성했다"며 "필요시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임시항공편을 최대 주 4회까지 운항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4일 임시항공편이 운항됐으며 오는 6·7·11·13·20·27일에도 임시항공편이 운항된다. 4월에는 매주 화요일마다, 필요시 일요일에도 임시항공편이 운항된다.
6일 56명, 7일 57명 등 우리교민 총 274명이 임시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자는 이와 관련 "주미얀마대사관이 MAI 본사 예약부와 실시간으로 귀국 수요를 확인 중"이라며 "미얀마에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월 15일 이후 귀국 수요가 늘어나 임시항공편 한 대에 우리국민 40~50명이 예약하고 있다"고 했다.

임시항공편은 130~140명이 탈 수 있는 기종으로 미얀마국제항공(MAI)이 운항한다. 다만 귀국 수요가 늘어나면 국적기도 임시항공편으로 편성될 수 있다. 당국자는 "국토교통부와 필요한 조치를 다 취했고 지금 MAI 항공이 운항 중이기 때문에 임시항공편도 그를 중심으로 증편하고 있다"며 "MAI 항공은 자체 지상조업 하청업체가 있어 지상조업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미얀마에 자체적 지상조업 하청업체가 없어 지상조업 운영에 난항을 겪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여행경보를 '철수권고' 단계로 상향하고 긴급안전문자 공지 등을 통해 현지 교민에게 귀국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귀국한 교민을 제외하고 현재 미얀마 현지에 약 3000명의 교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민 90%가 밀집한 양곤 안에서도 홀라잉따야, 사우스다곤 등 우리 기업이 진출하거나 교민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얀마 인터넷 차단이 강화되고 있어서 모바일 와이파이나 데이터는 다 끊어지고 유선 케이블, 광케이블은 오전 1시부터 9시까지 차단된다"며 "대사관에서 그동안 카카오톡을 통해 안전문자 공지를 해왔지만 인터넷 차단에 대비해 서울콜센터에서 긴급안전공지문자를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차원에서도 재외국민에 직접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발신한다. 외교부 자체 시험 결과 긴급안전문자 도달률은 80%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교부는 4월 3일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 '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시스.
외교부는 4월 3일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 '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시스.
■ 교민 피해 없지만 경제 타격 커..기업, 현지 철수 관련 외교부와 협의 중
당국자에 따르면 미얀마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난 2월 1일 이후 4월 첫째주까지 총 411명의 우리국민이 귀국했다. 지난 3월 31일 미얀마 양곤의 신한은행 현지인 직원이 총격을 당해 지난 2일 숨을 거두는 등 유혈사태가 날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국민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없다. 다만 현지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통관도 잘 되지 않아 경제 타격에 의한 재산 피해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기업들은 사태 장기화를 예상,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 및 기업 철수와 관련 외교부와 협의 중에 있다. 외교부가 파악한 미얀마 진출 국내 기업은 250여개로, 만달레이와 네피도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만달레이 120명→50명, 네피도 30명→10명으로 현지 교민 수가 줄어 기업 주재원이 다수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양곤에서 자영업을 하는 교민들은 생업 등의 이유로 귀국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현지 남아있는 교민들을 위해 외교부는 행동 요령 등을 만들어 알리고 있다. 예컨대 민간인 차가 유턴할 경우 '폭탄을 던진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유턴 등을 자제하라고 하는 등의 행동 지침이다. 이외에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을 구성했다.
5일 저녁 중대본 회의가 열리고 6일에는 미얀마 상황과 관련 10개 부처가 모여 논의한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이후 미얀마 군부 강경진압 등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557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내전 가능성에 대해 "당장 내전이 일어나지는 않고 현재 상황이 꽤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며 "상황 악화 시 우리국민을 24시간 내 철수시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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