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때문에 월계관을 벗을 수 없었던 카이사르
[파이낸셜뉴스]
적수가 없는 위대한 장군이었고 로마 공화정 말기를 호령한 정치가였으며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이었던 카이사르. 그는 명망을 상징하는 월계관을 항상 머리에 착용했는데요. 사실 월계관이 탈모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하네요.
로마 공화정 말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명언을 남긴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명언처럼 가는 곳마다 적을 물리치고 권력을 거머쥐었으며 심지어 매력적인 용모, 능수능란한 언변까지 갖추어 원하는 것을 마음껏 취했습니다. 그것은 때로 민중의 존경이기도 했고, 명예이기도 했으며 연인의 사랑이기도 했죠. 원하는 만큼 돈을 빌릴 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절대적인 힘을 가졌으니 그의 이름이 훗날 독재자나 절대군주를 가리키는 말로 일컬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카이사르(Caesar)는 영어로 시저(Caesar) 독일어로 카이저(kaiser) 러시아어로 차르(czar)로 변형되어 모두 황제를 뜻하는 단어로 통용되고 있답니다.
하지만 남부러울 것 하나 없이 모든 것을 누리던 그에게도 단 하나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풍성한 모발이었습니다. 심각한 탈모를 앓았던 그는 본인의 모발이 빠질수록 권력도 함께 사라진다고 믿었죠. 게다가 알아주는 멋쟁이였던 터라 반질거리는 이마는 최대의 콤플렉스가 되었습니다. ‘대머리’라는 말을 극도로 싫어했으며 병사들이 자신을 ‘대머리 난봉꾼’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을 때 ‘난봉꾼’이라는 단어 보다 ‘대머리’라는 말에 더 발끈했다고도 전해지죠.
그의 탈모를 개선하기 위해 아내 클레오파트라가 쥐를 태운 재에 곰의 기름과 사슴뿔을 섞은 약을 만들어 주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탈모를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하는데요. 탈모 부위를 깔끔하게 가리는 방법이었습니다. 훗날 카이사르와 동일어로 여겨지곤 하던, 존경받는 이에게만 허락되는 ‘월계관’으로 말이죠.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월계관 하나로 권력과 용모 두 가지 모두 돋보이게 되었으니! 그의 지혜로운 선택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네요.
moasis@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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