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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녀 살해범, 큰 딸 옆에 나란히 누워..비밀의식 치른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8 13:49

수정 2021.04.08 17:16

김태현, 발견 당시 큰딸 옆에서 의식 잃은 상태
서울 '노원구 세모녀 살해' 피의자인 1996년생(25세) 김태현. /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노원구 세모녀 살해' 피의자인 1996년생(25세) 김태현. /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김태현(25)이 발견 당시 자신이 스토킹 하던 큰딸 시신 옆에 나란히 누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식을 치르려 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8일 YTN은 지난달 25일 큰딸 A씨 지인으로부터 신고 전화를 받고 집 안으로 들어간 경찰과 119구급대원이 거실에서 A씨 시신 옆에 누운 채 의식을 잃은 김태현을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경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A씨 집에 택배기사로 위장해 침입한 뒤 홀로 있던 둘째 딸을 살해했다. 이후 5시간 뒤 집에 들어온 어머니를 찔러 사망케 한 뒤 약 1시간 뒤 마지막으로 귀가한 A씨마저 살해했다.


그 이후가 더 경악스러웠다. 김태현은 살인 후 검거 전까지 무려 사흘 간 세 모녀의 시신이 방치돼 있는 집에서 냉장고를 이용하고 술을 마시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이 A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눕히고 자해한 뒤 그 옆에 누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김태현이 일종의 의식을 치른 게 아니냐는 섬뜩한 추정까지 나왔다. 사후세계까지 A씨를 데려가겠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저지른 스토킹에 그치지 않고 그 대상의 사후에까지 관여하려는 광적인 소유욕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YTN에 “피해자와 그에 대한 집착을 사후에까지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방증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면서 “사이코패스로 단정하긴 힘들다. 사이코패스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에 앞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태현은 범행 후에도 그 현장에 머물며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하는 등 일반적 행동 패턴과는 상당히 달랐다”면서 “사이코패스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 4일 김태현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경찰은 다음 날 심의를 거쳐 얼굴과 이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경찰 수사 결과는 9일 검찰 송치와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김태현은 포토라인에 서게 되며 얼굴도 공개된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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