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IPO’ 대가, 부동산 등 대체투자·IB증권사로 영역 넓힐 듯
[파이낸셜뉴스] 증권업계 ‘은둔의 고수’로 알려진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이 DS투자증권(옛 토러스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장덕수 회장은 최근 매물로 나온 DS투자증권을 인수키로 하고 관련 MOU를 체결했다. 다만 이번 인수 주최는 장 회장이 새롭게 만든 PE(경영사모형집합투자펀드)가 주도로 진행된다. DS투자증권의 매각 가는 1100억원~1200억원 규모로 전해진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장 회장 주도로 만든 PE에서 DS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인수 계약금 60억원을 납입했다”며 “다만 장 회장이 DS자산운용과 KS운용도 거느린만큼 애초 매물로 같이 나온 DS네트웍스자산운용은 이번 인수 대상에서 제외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는 과거 산업증권 출신인 신정호 DS투자증권 대표와 장 회장의 인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안다. 인수 이후에도 현 경영진 체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DS투자증권과 DS자산운용이 공교롭게 CI(사명)도 같고, DS투자증권을 부동산 대체투자 전문 IB증권사로 육성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DS투자증권의 최대 주주인 부동산 디벨로퍼 DS네트웍스는 올 초부터 매각을 위해 금융지주사 등 여러 잠재 매수자들과 논의를 이어왔다. DS네트웍스는 2019년 당시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CEO 출신인 손복조 회장이 설립한 토러스투자증권을 인수했다. 그러나 부동산 모회사와 기대했던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하에 인수 2년만에 전격적으로 엑시트에 돌입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DS투자증권을 품에 안는 장덕수 회장은 증권업계에선 '프리 IPO'의 대가, 은둔의 고수로 유명하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출신인 그는 졸업 이후 산업은행 계열사인 산업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자산운용, 스틱투자자문 등을 거쳤다. 스틱투자자문 시절 국내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에 뛰어들게 됐고 2008년 DS자산운용의 모태가 되는 DS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이후 2016년 1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으면서 운용사로 전환, 헤지펀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DS자산운용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사) 발굴 전문 운용사로도 유명하다. 실제 최근 2019년 12월 투자를 단행한 하이퍼커넥트가 '틴더' 운영사인 미국 매치 그룹에 지분 100%를 17억2500만 달러(약 1조9300억원)에 매각하며 1년 2개월 만에 142%의 투자 수익을 거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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