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본업인 훈련에 집중하던 선수와 가족은 단꿈을 꾼 기분이다. 이제 다시 길거리로 내몰려 생계를 이어가야만 했다. 코로나19는 경륜선수에게도 찬바람을 안겨줬다. 경주가 열리지 않으면 수입이 없고 소득 공백은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분을 초래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임규태-정해민 선수는 이웃 봉사활동을 전개해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 장기간 휴장 맞아 ‘경륜-경정 한마음봉사단’ 결성
2006년 13기로 데뷔한 임규태(부천)는 평소 훈련과 벨로드롬이 있는 광명과 창원 부산을 돌아다니다 보니 주변을 돌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헌데 갑작스러운 경륜 휴장에 의미 없이 보내는 하루하루에 회의감이 들어 6월부터 이웃 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
후배인 구광규를 비롯해 김명래 이규백 양희진 이창재 등이 함께했고 전 경정선수협회장을 지낸 박상현, 여자선수인 반혜진까지 가세해 총 18명이 됐다. 이후 자전거 페달처럼 일사천리로 가칭 ‘경륜-경정 한마음 봉사단’이란 밴드를 결성해 종교단체와 제과업계 후원도 얻어냈다.
한마음 봉사단은 6월부터 매주 빠지지 않고 광명-양천-부천 내 장애인시설이나 노인복지관을 돌며 각종 봉사와 나눔 등으로 온정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운동과 생계를 이어갈 부업을 병행하는 것도 빠듯한데 말이다.
임규태 단장은 “코로나19로 망연자실하던 시기, 나보다 더 어려운 주위를 돌아보니 삶에 대한 용기와 애착이 생겨나 오히려 얻고 배운 것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 경륜선수 선행과 미담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는 크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 경륜본부 임직원까지 더한다면 그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 정해민 데뷔 초부터 기부 지속-경륜 홍보 선도
벨로드롬 차세대 간판으로 꼽히는 정해민은 데뷔 초부터 올해까지 3년째 지역 아동센터, 보육원 등에 방문해 매년 500만원씩 기부를 이어나가고 있고 현 ‘경륜 황제’로 꼽히는 정종진도 작년과 올해 지역 및 단체를 찾아 3000만원의 통 큰 기부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중 정해민은 1기 원년 멤버인 정행모(은퇴) 아들이라 더욱 화제였는데 ‘늘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친절과 배려를 강조한다’는 아버지 권유와 본인 뜻이 합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를 이은 ‘벨로드롬 대표적 선행 미담 주인공’인 셈이다.
정해민은 또한 이재일 등과 함께 각종 TV나 유튜브 방송 등에도 적극 출연해 때론 경륜 전도사로서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야말로 경륜계에 보석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이밖에도 박건비 구광규 공민규 오기현 문인재 등이 최근까지도 저소득 아동을 후원하거나 복지센터와 장애인단체를 찾아 재능기부 등을 전개했다.
경륜 전문가들은 “경륜이 공익사업을 위한 세수 확보, 고용 창출 등 사회적 기여가 큰 합법 산업인데도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현실이 안타깝다”며 “벨로드롬의 착한 선수들이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온라인 발매에 대한 필요성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륜경정운영본부는 각종 선행과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경륜 이미지 제고와 발전에 기여한 선수 7명을 작년 12월말 선정해 총 85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 바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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